[사람은 모두 죽는다]
주인공 포카스ㅡ
그는 불사약을 먹고 600년을 살지 않을 수 업게끔 숙명지워진 사나이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죽고 아는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지상에서 고독과 권태에 겨워
몇번이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죽어지지 않는 그런 생을 영위하고 있다.
포카스는 그 소설의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아무에게도 미소지울 수가 없다.
나의 눈에 눈물이 맺혔던 기억도 없으며
나의 마음에 콧김만한 정열이 일어본 적 또한 없다
나는 과거도 미래도 또 현재도 갖지 못한 가엾은 사나이다.
나는 아무도, 누구도 아니다.
내 주변에서 인간은 모두 죽어버리고 지구는 하얀 여백일 뿐이다.
그 여백에는 나와 단 한 마리 새앙쥐가 전부다."
그 보부아르는 벌써 죽었다.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공포를 작가 자신에게 설득시키려는 이 작품의 끝마무리가 인상적이다.
이제 새앙쥐 한 마리와 지구의 하얀 여백에 남아 있지 않아도 되게 된 셈이다.
보부아르의 대표작 [제2의 성]ㅡ여성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수컷이 사회 에서 취하고 있는 형태는 어떠한 생리적, 심리적, 경제적 숙명에 의해서가 아니다
분명 전체가 수컷과 거세체(去勢體)와의 중간산물을 만들어, 그것에 여성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따름이라고 시작된
이 책에서 부수적 성차별을 실감나게 고발하고 있다.
"이 주어진 현실 세계를 자유가 지배하도록 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임무다. 이 숭고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남녀가 그 자연의 구별을 초월해서 분명히 우애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늙는다는 것]ㅡ노인 : 제3의 성
그 책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ㅡ불타가 아직 싯달타 태자였을 때 일이다.
화려한 궁전에 갇혀 젊은 미희들 틈에서만 살다가 어느날 근교에 산책을 나섰다.
이 최초의 외출에서 이빨이 빠지고 주름투성이며 머리가 벗겨지고 허리가 굽은 추물을 가리키며
"저것이 무엇이냐" 물었다.
"노인이라는 것입니다" 고 하자
"노인이 어떻게 되느냐" 고 물었다.
다 듣고나서
"우리 허약하고 무지한 존재들이,
젊다고 오만에 도취하여 늙는다는 것을 지각 못하고 있다.
자 돌아가자.
호의호식과 환락이 무슨 소용인가.
내 몸자체가 예비 노인이 들어살 집인 것을..."
다시 차별받는 노인을 다룬 말년의 거작 [늙는다는 것]에서 노인은 제2의 성만도 못한 [제3의 성]이라고 고발한다.
[보부아르]는 그 책에다 노인 ㅡ곧 [제3의 성]을 멸시하고 차별하고 학대하는 서구의 태도에 대비시켜
한국의 효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그것에서 [제3의 성]을 구제하는 희망을 갖기도 했다.
1966년 계약결혼한 남편 [사르트르]와 더불어 일본여행을 했을 때 한국의 효에 관한 자료를 간접으로 수집.
[늙는다는 것]에 인용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국같이 효가 살아 있는 사회라면 아예 불사약을 먹는 포카스란 주인공을 발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만년에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살아 있을 때 부러워했던,
한국의 효 사상이 점차 서구화에 물들어 있는 시대상을 보게 된다면..,
만약 이 시대까지 그녀가 살아 있었다면...,
한국 효에 대해서 무엇이라 얘기할까?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상공인 방역지원금,긴급고용안정지원금 (6) | 2022.02.22 |
---|---|
한국인의 빨리빨리 심리 (13) | 2022.02.22 |
리본의 유례 (11) | 2022.02.20 |
자궁속 태아의 왈츠 (13) | 2022.02.19 |
어머니의 살붙이(피부접촉) (10) | 2022.0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