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만한 씨앗이 무엇?
사회

달걀만한 씨앗이 무엇?

by 림프사랑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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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

 

어느날, 아이들이 골짜기에서 줄이 그어진 씨앗같이 생긴 달걀만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이 아이들에게서 사가지고

성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 황제에게 팔았습니다.

 

황제는 학자들에게 무슨 물건인지, 알아보라고 명령합니다.

학자들은 처음보기도 하고,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그 물건을 창문 위에 놓았는데 암탉 한 마리가 들어와 쪼기

시작해서 구멍을 내 버렸습니다. 그것이 씨앗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황제에게 아룁니다.

 

"이것은 호밀의 씨앗인 줄 아뢰오."

황제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학자들에게 이 씨앗이 언제,

어디서 생겼는지 알아보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찾지 못하고 황제에게 말합니다.

"소신들의 책에는 이것에 관해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늙은 농부 중에서 물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농부는 두 지팡이를 짚고 간신히 들어섰지만 눈이 나빠 겨우 절반만

살펴보고, 나머지는 손으로 더듬었습니다.

 

"영감은 이런 씨앗이 어디서 생겼는지 아는가?

밭에서 이런 곡식을 심지는 않았는가?

농사를 짓던 시절에 어디서 이런 씨앗을 산 일은 없는가?"

 

"네 소인은 밭에다 이런 곡식을 심은 일도 없고, 거두어 들인 일도 없고

산 일도 없사옵니다. 어쩌면 아버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산호밀

 

 

"이런 씨앗이 어디서 생겼는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소인은 밭에다 이런 씨앗을 뿌린 일도 없고, 거두어들인 일도 없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아직 돈이라는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인이 농사짓던 때의 씨앗은 요즘 것보다 더 굵고 소출이 많았습니다.

즉, 크고 건강한 씨앗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소인의 아버지에게 물어 보셔야 할 줄로 아룁니다."

 

맨 처음 농부의 할아버지가 앞에 나오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지팡이도 짚지 않고, 눈도 밝고 귀도 잘 들리며, 말도 또렷했습니다.

"소인은 오랫동안 이런 씨앗을 보지 못해서...옛날에 하던 방식대로 해보겠습니다"

 

노인은 씨앗을 물어 뜯어서 자근 자근 깨물었습니다.

"이게 바로 그것이옵니다."

 

"어디 한 번 말해 보라. 어디서 이런 씨앗이 생겼는가?

그대는 이런 씨앗을 밭에 뿌린 일이 없는가?"

 

"이런 씨앗은 소인 시절에는 어디서나 생산되고 있었고 소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씨앗으로 수확한 곡식을 일생 동안 먹으며 살아왔습니다."

 

"소인이 농사를 지을 때는 곡식을 팔고 사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돈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곡식은 누구에게나 얼마든지 있었죠."

 

"소인의 밭은 신의 땅이었습니다. 쟁기질을 한 곳이 밭이었고, 땅은 자유

였습니다. 제 땅이란 것은 몰랐고, 오직 노동뿐이었습니다."

 

"그럼 두 가지만 더 말해 보라.

첫째는 어째서 옛날에는 이런 씨앗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을까? 

두번째는 그대의 손자는 지팡이를 두개나 짚고 다니고, 

그대의 아들은 지팡이를 한 개 짚고 나왔는데 어찌하여

가장 나이든 그대만이 그처럼 지팡이도 없이 눈도 밝고,

건강해 보이는데 어찌 된 까닭인가? "

 

"두 가지 까닭이란 다름이 아니오라 세상 사람들이 제 노력으로 살아가지 않고

남의 것을 넘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신의 뜻을 좇아 살았으므로

제 것만 가질 뿐 남의 것을 탐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날이 갈수록 탐욕이 자연을 해치고, 세상을 망치고, 건강을 해치게 되고,

자연과 하나가 된 인간이 아닌, 빠르게 늙어가는 인간만이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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