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3
사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3

by 림프사랑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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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

 

그녀는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내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 사람이 교회벽에 몸을 기댄 채 웅크리고 앉자

있었는데 거의 얼어 죽을 지경이었지. 여름도 아닌데 벌거벗은 채로 떨고 있었소. 

하나님이 도우신 거야. 내가 그리로 지나왔으니까 살았지.

이 사람의 처지를 한번 생각해 봐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게 되어 있어요."

 

그녀는 낯선 사내를 쳐다보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는 의자 끝에 앉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죽은 듯이 있습니다.

 

"여보 당신에게는 하나님이 없소?"

그녀는 노여움이 가라앉기 시작했으므로, 서둘러 저녁 준비를 시작합니다.

 

"자, 식사들 하세요."

"앉아요." 그는 사내를 식탁으로 데리고 갑니다.

탁자 한 쪽에서 턱을 괴고 사내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불쌍한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 때 사나이는 찡그린 얼굴을 펴고 밝은 표정으로 눈길을 돌려 싱긋 웃어보입니다.

 

식사가 끝나자 그릇을 치운 다음 그녀는 낯선 사내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벌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저를 보고 불쌍하게 여겨 외투를 벗어 입히고 신발을 신겨 이 곳으로

데리고 온 것이지요. 두 분께서 하나님의 은총을 받으실 것입니다."

 

그녀는 조금 전에 기워 놓았던 그의 낡은 내의와 바지를 건네 줍니다.

"당신은 내의도 입지 않은 것 같은데, 이것 입고 아무 데나 편한 곳에서 주무세요"

 

낯선 남자가 마지막 남은 빵을 먹어 버렸으니 다음 날 아침에 먹을 빵이 없어

걱정이 되고, 내의와 바지를 건네 준 것을 생각하니 아쉬움도 남았지만,

그 남자가 방긋 웃던 모습을 떠올리자 가슴이 뭉클해 지고 맙니다.

 

"그런데 저 남자는 어째서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을까요?"

"말 못할 사정이 있겠지"

"우리는 남을 도와 주는데, 어째서 남들은 우리를 도와 주지 않을까요?"

 

다음날 그녀는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이웃집으로 빵을 빌리러 갑니다.

낯선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천장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 자네는 무슨 일을 할 줄 아나?"

 

"저는 할 줄 아는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돼. 사람은 무엇이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하지요. 모두들 일하니까 저도 일하겠습니다."

"자네 이름은 뭔가?"

"미하일입니다."

"내가 시키는 일을 하겠다면 우리 집에 있어도 좋아. 어떤가?"

"고맙습니다. 열심히 일하겠으니 무슨 일이든지 가르쳐만 주십시요"

 

그는 미하일에게 가죽을 이어 붙이는 일을 가르차자 빨리 배웁니다.

어떤 일을 가르쳐도 빨리 익혀 사흘 만에 기술자처럼 능숙하게 처리합니다.

그는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고 음식은 조금밖에 먹지 않았습니다.

 

그가 유일하게 미소를 띠었던 것은 그녀가 그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던 처음 만나던

날 잠시뿐 한가할 때에도 말을 하거나, 웃거나,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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