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사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by 림프사랑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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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 

 

구두 수선공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농부의 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으로 오직 손님의 구두를 고쳐 주고 받는

몇푼의 돈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습니다.

 

가죽 외투를 아내와 번갈아서 입었는데 그것마저 다 헤지고 누더기가

되고 맙니다. 가을이 되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서 아내가 가지고 있는

3루불 그리고 마을 사람에게 5루불을 빌려 준 것이 있어서 양가죽을

구입해서 새 가죽 옷을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빌려준 농부의 집을 찾아갔지만, 농부의 아내가 일주일 안으로

돈을 갚겠다고 약속했고, 또 다른 집을 찾아갔지만 지금은 돈이 한푼도

없다고 통사정을 하면서 장화 고치는 데 쓰라고 고작 20카페이카를 받고

나옵니다.

 

그는 할 수 없이 가죽을 외상으로 사려고 했지만 가죽 장수는 외상은 절대

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기분이 상해서 20카페이카로 모두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술을 마셔서 그런지 가죽 외투가 없어도 따뜻합니다.

"가죽 외투 같은 건 없어도 괜찮아 술을 마시고 나니 온몸이 후끈거리는데

가죽 외투 같은 것은 필요없어. 나도 사나이란 말씀이야. 그런데 마누라가

가만있지 않을 테니 골치 아프게 되었군. 네놈들은 농사를 지어 빵을 얻지만

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야 해. 일주일에 3루불은 있어야 빵을 살 수 있는데

빨리 내 돈을 갚으란 말이야."

 

술김에 이말 저말 하면서 그는 길모퉁이 교회 근처까지 왔습니다.

그 때 교회 뒤에 무엇인가 흰 물체가 보였지만, 날이 어두워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가 없어서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제서야 똑똑이 보이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사람이 분명한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벌거벗은 채로 교회 벽에 기댄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있어서 갑자기 그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나쁜 놈들이 저 사람을 죽인 후에 옷을 벗기고 여기에다 버린 것이 틀림

없어. 가까이에서 우물쭈물 하다가는 나중에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그는 황급히 지나쳐 버릴려다 돌아보니 그 남자가 벽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 볼까? 아니면 그냥 가버릴까?  그는 이쪽을 바라보는 것 같아 더욱 겁이

납니다. 그는 걸음을 재촉해서 교회를 거의 지나게 되었는데 갑자기 양심의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저렇게 추위에 떨면서 죽어가고 있는데, 너는 무엇을 망설이고 있느냐?

슬그머니 도망치려 하다니 너는 빼앗길 물건도 없는 사람이... 그것은 좋지 않은

짓이야."

 

그는 가까이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는 젊은이로 힘도 있을 듯하고 몸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동정심이 솟아나서 수선을 하려고 받아든

털장화를 땅바닥에 내려 놓고 급히 외투를 벗었습니다.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빨리 이것을 입고, 장화를 신어요"

젊은이는 키도 크고 몸과 손도 깨끗하고 온화해 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왜 말이 없나? 이곳에서 밤을 지샐 작정인가? 날씨가 추우니 빨리 집으로 가야지.

걸을 힘이 없으면 내 지팡이를 짚고 걸어요. 기운을 내요!"

 

두 사람이 걷기 시작했을 때 물었습니다.

"자네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이 고장 사람이 아닙니다."

"이 고장 사람은 내가 다 알지. 그런데 왜 이런 곳에 왔나? 또 왜 교회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었나?"

"그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틀림없이 나쁜 놈들에게 봉변을 당했겠지"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나를 해치지 않았습니다. 나는 하나님에게 벌을 받은 것입니다."

"물론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이니까. 자 이제 어디라도 들어가 쉬어야 할 텐데, 대체 어디로

갈 작정인가?"

"갈 곳은 없습니다. 저는 어디든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집으로 같이 가는 것은 어떤가? 몸을 녹이면 정신도 날 테니까."

 

그는 부인을 생각하자 갑자기 우울해졌지만, 자기와 함께 가고 있는 그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던 모습이 생각나자 다시 마음이 명랑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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