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아빠의 사연
사회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아빠의 사연

by 림프사랑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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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웃음도 행복과 비례한다

어렸을 적에 아들이 어찌나 하는 짓이 귀엽고 살살 애교까지 떠는지...

위로 딸이 둘이나 있지만 딸보다 더 살가운 아들녀석.. 그런데 점점 커가면서 이놈이 실실 무게를 잡는가 하면

이제는 코밑에 거뭇거뭇 털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변성이 됐는지 돼지 멱따는 소리같이 텁텁하게 들려오고

영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옛날에는 총명하고 예리했던 아이었는데 점점 크면서 왜 이렇게 엉뚱해지는지 저도 그 까닭을 모르겠다.

이겁니다. 제가 참고로 학교 앞에서 문구팬시점을 하기 때문에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거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왠지 점점 늦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이리 늦느냐고 슬쩍 물어봤는데 아 글쎄 이놈이 툭하고 이러데요.

"반장이 돼서 그래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 제가 학교 다닐 적에 반장을 한번도 못해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식놈이 반장이라는데 너무 기쁘잖아요

그래서 정말이냐고 다시 한번 물었더니 아들이, 사람 말을 왜 못 믿느냐는 표정으로 이러데요

"예, 그렇다니깐요."

이렇게 말하고는 제 방으로 휙하고 들어가는 겁니다.

그날 밤 우리 집사람이랑 저랑 얘들 재워놓고 단둘이 맥주 한잔씩 기울이며 얼마나 흐뭇한 시간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그래 우리는 성공했어. 돈은 비록 많이 없어도 자식농사는 성공했잖아? 그럼 그럼"

 

그런데 그로부터 일주일 뒤 같은 반 친구가 우리 가게에 왔는데 이런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저씨, 정수 일년 동안 화장실 청소하는 거 아세요?

떠들어서 선생님께 걸렸는데 벌서면서 또 떠들어서 1년 간 청소반장으로 선정됐어요.

그래서 우리는 화장실 청소 이제 안해요. 히히"

아! 정녕 이놈이 내 아들 맞습니까?

 

어제는 저녁을 먹으면서, 요즘 아버지와 아들간에 대화가 좀 부족한 듯싶어서 대화의 장을 열어보려고

제가 따뜻한 음성으로 물었습니다.

"정수야! 너는 이 다음에 무슨 대 가고 싶니?" 그러자 아들녀석이 "저요? 해병대요"

아니 모처럼 대화의 장 한번 열어보려는 아버지의 심정에 이렇게 찬물을 끼얹어도 되는 겁니까?

 

제가 먹고 있던 숟가락으로 녀석 머리통을 내려치며 그랬지요

"이놈아, 해병대가 대학이냐? 이 무식한 놈아" 제가 이랬더니 아니 이놈이 눈을 똑바로 뜨고 뭐라는 줄 아세요?

"아, 왜 때리세요. 말로 하세요. 말로!"

 

역시 품안에 자식이라고 하더니 참말로 그 말이 맞더만요.

대화의 장? 대화의 장은 무슨 얼어죽을 대화의 장입니까?

그 후 끽 소리 없이 밥만 먹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무식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녀석 이래도 되는 겁니까?

 

학교에서 무슨 미술대회가 있었나 본데 사찰을 방문해서 그림을 그렸나봅니다.

그런데 절에서는 현판을 걸어서 한문으로 [대웅전] 뭐 이렇게 써놓잖아요

그런데 녀석이 바로 이 대웅전을 그렸는데 그 현판 글씨가 해석이 안되니까 글쎄 뭐라고 써놓은 줄 아십니까?

 

한글로 [소림사] 그래놓고 저보고 그러데요. "아빠 저 잘 그렸죠?"

그래서 제가 책상을 내려치며 그랬습니다.

"그래, 잘 그렸다. 이놈아!"

어디 이것뿐인 줄 아십니까?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책가방을 휙 던지고 놀러나갔기에

제가 슬쩍 요즘 뭘 배우고 다니나 궁금해서 가방을 열어보았습니다. 

사회공책이 있기에 펼쳐보았더니 세상에나!

동해시의 특색 3가지를 쓰라는 문제 답에 녀석이 뭐라고 써놓은 줄 아세요?

'노랑색, 빨간색, 자주색.'  아! 정말로 어이가 없어서 할말이 없더만요.

 

경산 삽살개

 

그리고 사회교과서도 펼쳐 봤는데 한마디로 가관이더군요.

잘생긴 개 사진이 실려 있고 그 밑에 '(    )개' 이런 형식이었는데 정답은 삽살개인 듯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이렇게 써 놓았더라구요. '잡개'

 

또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누워 있고 소녀가 옆에서 간호하는 그림 밑에 '소녀가 정성스럽게 올린 약을 드시고 할머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는 문제가 적혀 있는데 우리 아들이 적어온 답은

'천하장사가 되었습니다'

아니 편찮으신 할머니가 벌떡벌떡 일어날 일이지 무슨 놈의 천하장사가 되었단 말입니까?

 

그래도 여기까지도 우리끼리 쉬쉬하면서 숨기면 어떻게 숨겨질 일이겠지만

얼마 전에는 올 해 대학에 입학한 사촌누나가 놀러왔는데 녀석이 누나를 붙들고 묻더라구요,

"누나, 누난 무슨 과야?" "응, 환경학부야." 

"환경학부? 아, 그거 졸업하면 환경미화원 하는 거지?"

사촌애가 어이가 없는지 저보고 이러데요

"작은 아버지, 정수 언제부터 저랬어요?" 달리 할말이 없더군요

"원래부터 그랬다" 이렇게 말해주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집안 망신 같아서 끝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작년 연말에 모 국회의원이 연하장을 우리 집으로 보냈더라구요. 속 안에는 아무 말도 없고 그냥 국회의원 누구누구라고

이름만 있었는데 겉표지에 국회의사당 그림이 그려져 있고 제목으로 크게 '근하신년(謹賀新年)'이라고 쓰여 있더라구요

그걸 본 우리 집 아들이 이러데요.

"아빠, 저 이 글씨 읽을 수 있어요." 제가 하도 기특해서 속으로 이랬지요.

'짜식! 그래도 내가 가르친 보람은 있구나!" 

그런데 녀석이 곧이어 너무나도 자신에 넘친 목소리로 이러는 겁니다.

"국! 회! 의! 원! 맞죠? 아빠?"

 

아니 도대체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그 외에도 수 많은 사건이 있지만 녀석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이만 줄이고 싶습니다.

그래도 아침마다 씩씩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외치고 사라지는 아늘놈이 그렇게 밉지는 않습니다.

"아들아, 무식하면 어떠냐? 씩씩하게만 자라다오!"

 

아들은 무식이 아니랍니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뛰어난 아이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세상을 밝고 재미있게 만들어 준답니다. 

"에디슨, 처칠, 알렉산더 그라함 벨, 노벨이 따로 있나요!!! "정수야 앞으로 이 나라를 잘 부탁한다."

 

출처-<웃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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