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세계이야기(허울좋은 향연)
사회

쉬어가는 세계이야기(허울좋은 향연)

by 림프사랑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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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울좋은 향연

 

<바미사이드>라고 불리는 돈 많은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꽃이 만발한 정원 한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저택에서 살았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지고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에 <쉐커백>이라는 가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옷은 누더기뿐이었고, 음식은 남들이 먹다 버린 찌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명랑했고 왕만큼이나 행복했습니다.

 

한번은 쉐커백이 오래도록 끼니를 거르게 되자 그는 바미사이드에게 가서

도와 달라고 부탁하리라 마음먹고 그를 찾아갑니다.

 

문에 있던 하인이 말합니다.

"들어가 주인님께 말해보세요.

주인님은 당신을 배고픈 채로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쉐커백은 안으로 들어가 바미사이드를 찾으면서 아름다운 방들을 여러 개 지나갑니다.

마침내 그는 바닥에는 부드러운 카페트가 깔려 있고 벽에는 훌륭한 그림들이 걸려 있으며,

눕기에 편한 침상들이 있는 커다란 홀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방 저쪽 끝에 있는 길고 흰 턱수염을 한 귀족을 보게 됩니다.

그 사람이 바미사이드였죠. 불쌍한 쉐커백은 그 나라의 풍습 대로 그에게 허리를 낮게 

굽혀 절을 했습니다.

 

바미사이드는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습니다.

쉐커백은 그에게 자기의 곤란을 모두 말하고 빵을 먹어 본지 이틀이나 됐다고 말합니다.

 

"그럴 수가 있습니까?" 하고 바미사이드가 말합니다.

"당신은 배고파 죽을 지경이겠군요. 그런데 여기 있는 나는 너무 많아 남아 돌아갈 지경입니다!"

 

그리고서 그는 하인을 불렀습니다.

"이봐라, 얘야! 손 씻을 물을 가져 오고 요리사에게 빨리 저녁을 하라고 해라."

 

쉐커백은 이렇게까지 친절히 대접받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그 부자에게 감사의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무 말씀 마시고 향연을 벌일 준비나 합시다." 하고 바마사이드는 말합니다.

 

그러고 나서 이 부자는 마치 누가 물을 부어 주기라도 하듯이 두 손을 비비기 시작합니다.

"이리 와서 함께 씻읍시다." 하고 그는 말합니다.

쉐커백은 시종도 세수대야도 물볼 수 없었지만,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바미사이드를 따라 손을 씻는 시늉을 합니다.

 

"자 이제 저녁을 듭시다." 하고 부자는 말합니다.

마치 식탁에 앉아서 구운 고기를 자르는 시늉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말합니다.

"마음껏 드십시요. 친구여. 배고프다고 하셨으니 이제 음식 걱정은 조금도 마세요."

 

쉐커백은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음식을 집어 입으로 가져가는 시늉을 합니다.

그런 다음 그는 씹기 시작하며 말합니다. "보시다시피 부지런히 먹고 있습니다."

"얘야." 하고 귀족은 하인에 말합니다.

 

"구운 거위를 가져오너라. 자 손님, 가슴에서 잘라 낸 맛있는 조각을 잡숴 보세요.

그리고 여기 맛있는 소스와 꿀, 건포도, 완두콩, 말린 무화과도 있습니다.

마음대로 드시고, 또 다른 맛있는 음식들이 들어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쉐커백은 배가 고파 거의 죽을 지경이었지만,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정도로 예의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자, 구운 양고기를 한 점 더 들어 보세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세요?"

하고 바미사이드가 말합니다.

 

"생전 처음입니다." 

"식탁에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군요."하고 쉐커백이 말합니다. 

"마음껏 드십시요, 많이 드시는 것이 저로서는 무엇보다도 기쁩니다." 주인은 계속 허울좋은

향연을 차려놓고 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다음에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바미사이드는 사탕과자와 과일이라고 말합니다. 쉐커백은 그것들을 먹는 척합니다.


"그럼 달리 더 드시고 싶은 것이 뭐 하고 있습니까?" 주인이 물었습니다.

"아, 아닙니다 !" 

"정말이지 많이 먹었습니다." 하고 가엾은 쉐커백이 말합니다.

 

"그럼 술을 듭시다." 

"얘야, 포도주를 가져오너라 !" 하고 바미사이드가 말합니다.

"죄송합니다만, 나으리, 저는 술은 마시지 않겠습니다. 금지되어 있거든요."하고

쉐커백이 말합니다.

 

바미사이드는 그의 손을 잡습니다.

"나는 오랫 동안 당신 같은 사람을 찾아 왔소." 하고 그는 말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진짜 저녁을 듭시다."

 

그는 손뼉을 쳤다. 하인들이 들어오자, 그는 저녁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들은 곧 아까는 먹는 시늉만 냈던 그 음식들이 가득 차려진 식탁에 앉았습니다.

가엾은 쉐커백은 그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 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식탁이 치워지자 주인이 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이해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은 재치도 있고 모든 일을 언제나 가장 잘 처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곳으로 와서 나와 함께 삽시다. 내 집을 관리해 주십시요"

이렇게 해서 쉐커백은 바미사이드와 함께 여러 해 동안 살았습니다.

 

바미사이드 (barmecide) ㅡ

 

진미라 하여 빈 그릇만 내놓았다는 부자 이름에서 허울좋은 향연(친절)을 베푸는 사람

●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 겉만 번드르르한,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허울뿐인 귀족의 이름에서 유래됨

 

barmecide feastㅡ

 

허울 좋은 향연, 겉만 번지르르한 잔치, 바미사이드의 성찬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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