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세계이야기(하얀 배)

헨리1세

 

▦ 하얀 배

 

영국의 헨리1세 왕에게는 윌리암이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왕은 그 아들을 매우 사랑했습니다.

그 아들은 예의 바르고,용감하며 사람들은 모두 그가 언젠가는 영국의 왕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어느 해 여름 윌리암 왕자는 부왕과 함께 프랑스에 있는 그들의 영토를 돌보러 바다를 건너갑니다.

그곳에 있는 백성들로부터 기쁨에 넘친 환영을 받았습니다. 마침내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에

왕은 현명한 사람들과, 용감한 기사들과 함께 일찍 배를 타고 떠납니다. 

 

하지만 윌리암 왕자와 그의 젊은 친구들은 프랑스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급히 떠나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며칠이 지나자 고국으로 싣고 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배에

올랐습니다.그 배는 하얀 돛과 하얀 돛대가 달린 아름다운 배로, 이번 항해를 위해 마련된 것이었습니다.

 

바다는 잔잔하고 순풍이 불고 있어 아무도 위험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배 위에는 여행을 즐겁게 하기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음악과 춤이 있었고, 모든 사람들은 즐겁게 기뻐했습니다.

 

하얀 돛이 달린 배가 만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해가 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보름달의 달빛이 밝게 비춰주고 있어서 이튿날 새벽이 되기 전에 좁은 해협도 지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왕자와 그와 함께 있던 젊은이들은 아직도 환락, 만찬, 즐거움에 빠져 있었습니다.

새벽 한 두시쯤 되었을 때 갑판에서 놀라 소리치는 외침과 곧이어 무언가에 크게 부딪치는 소리가

납니다. 암초에 부딪친 것입니다.

 

갑자기 배에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배는 점차 가라앉고 있습니다. 

아~! 조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즐거워하던 사람들은 지금 갑자기 닥친 위험에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무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가 조그만 보트 하나가 재빨리 내려집니다.

왕자와 그의 용감한 친구 몇 명이 보트에 올랐습니다.

 

그들은 배가 파도 밑으로 휩쓸려 가라앉기 시작할 때 보트를 밀고 나갔습니다.

그들은 과연 살 수 있을까요?

 

 

그들이 배에서 십 야드를 못 미쳐 나갔을 때 뒤에 남은 사람들 중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노를 뒤로 저어라!" 하고 왕자가 소리쳤습니다.

"내 어린 여동생이다. 그 애를 구해야 한다.!"

 

사람들은 왕자의 명령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보트는 다시 가라 앉는 배 곁으로 가게 됩니다.

왕자가 일어서서 누이 동생 쪽으로 두 팔을 벌린 순간 배와 보트는 파도 속으로 크게 기울어집니다.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리고 나서는 광란하는 파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배와 보트, 왕자와 공주, 그리고 같이 즐거웠했던 사람들 모두가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것입니다.

 

단 한 사람만이 떠다니는 널판지에 매달려 다음날 구조되었습니다.

그 사람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그 슬픈 이야기를 전했던 것이었습니다.

 

헨리 왕이 자기 아들의 죽음에 대해 들었을 때,그의 슬픔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은 이후, 그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는 더 이상 삶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자책하고,사랑했던 아들을 생각하며 평생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