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변의 크누트 대왕
크누트 대왕(Canute the Great, 995?~1035)은 1016년에 잉글란드 왕위에 올랐고 1018년에는
덴마크 왕을 겸하였으며, 1028년에는 노르웨이 왕으로 추대되어 ' 북해제국'(앵글로-스칸디나비아 제국)'을
구축했던 왕으로 3국의 왕위를 겸한 '대왕'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1035년 40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사후 후계자 다툼이 일어나고, '북해 제국'은 크누트의 사후 불과 7년 만에 무너졌습니다.
잉글란드에는 <알프레드> 대왕의 시대가 지난 백 수십여 년 후 <크누트>라는 왕은 덴마크 출신이였습니다
덴마크 바이킹의 후손인 노르만인 출신들은 당시에는 포악하고 잔인한 후손이었지만 <알프레드> 대왕과
교전 하던 때 만큼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3국의 왕위를 겸한 '대왕'이라 그런지 대신들은 늘상 쩔쩔매며 항상 왕에게 아첨하기 바빴습니다.
"왕께서는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위대하십니다." 하고 한 사람이 말하면,
"오, 왕이시여 ! 당신처럼 훌륭한 분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하고 다른 대신이 말하곤 합니다.
"위대하신 크누트 왕이시여, 당신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고
더 강하게 다른 대신이 말합니다.
왕은 분별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어리석은 말들을 듣는 게 매우 싫었습니다.
어느날 하루는, 왕이 해변에 그의 신하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왕은 지금야말로 신하들의 버릇을 고쳐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하들에게 그의 의자를 바닷물 근처의 해변에 놓도록 명령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인가?" 하고 왕이 묻습니다.
"아 왕이시여! 당신만큼 위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그들은 외쳤습니다.
"만물이 나에게 복종한다고?" 왕이 묻습니다.
"오 왕이이시여! 왕께 복종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계가 왕 앞에서는 머리를 숙이며 경의를 표합니다." 하고 신하들은 말합니다.
"바다가 나에게 복종할까?" 하고 그는 발 밑에서 모래사장에 찰랑거리는 파도를 내려다봅니다.
어리석은 신하들은 순간 당황했지만, "아닙니다." 라고는 감히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 왕이시여 ! 바다에게 명령해 보십시요. 그러면 복종할 것입니다." 하고 한 대신이 말합니다.
"바다여, 내가 너에게 명령하노니 더 이상 오지 말아라!"
"파도여, 그만 멈추어라, 내 발을 감히 건드리지 말아라! " 하고 크누트 대왕이 외칩니다.
그러나 조수는 항상 밀려오던 것과 똑같이 여전히 밀려왔습니다.
바닷물은 점점 더 높이 밀려옵니다. 바닷물은 왕의 의자 있는 데까지 밀려와서 왕의 발과 의복까지
적시고 사라졌다 또 다시 밀려옵니다.
그러자 크누트 왕은 왕관을 벗어 모래 위에 던졌습니다.
"나는 다시는 왕관을 쓰지 않겠다."
신하들은 놀란 나머지 왕이 미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그의 둘레에 떨면서 서 있습니다.
그러나 신하들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차에 크누트 대왕이 말합니다.
"나의 신하들이여, 너희는 지금 본 것에서 교훈을 얻지않았는가?"
"전능한 왕은 오직 한 분 뿐이시다. 그분은 손바닥으로 대양을 움켜쥐고 바다를 지배하신다.
"너희가 섬기고 받들어야 할 분은 다른 누구보다도 그분이시다."
크누트 대왕은 역시 바다를 누비고 다녔던 바이킹의 후손이라 바다의 지배력과 그 영향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왕이었습니다. 대양에 비하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약한 인간에 불과
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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