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세상이야기(아트리의 종)
사회

쉬어가는 세상이야기(아트리의 종)

by 림프사랑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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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리의 종

 

아트리이탈리아에 있는 작은 마을 이름입니다.

가파른 언덕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마을로 아트리의 왕이 오래전에 커다란 멋진 종을 사서

장터에 있는 탑에 달았습니다.

 

거의 땅바닥까지 닿는 기다란 줄이 종에 매어져 있어서,

아무리 작은 아이라도 이 줄을 당겨 종을 울리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정의의 종입니다."하고 왕은 말했습니다.

 

그것은 매우 아름다운 종으로 거의 태양과 같이 밝은 노란색을 띨 정도로까지 잘 닦여 있습니다.

"저 종이 울리는 소리를 꼭 듣고 싶은걸!" 하고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종을 치지 않았고, 밧줄을 손에 잡지조차 않았습니다.

 

"나의 백성들이여" 

"이 아름다운 종이 보이십니까?"

 

"이것은 여러분의 종입니다. 그러나 필요한 경우 외에는 울려서는 안됩니다.

여러분 중 누구라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는 언제라도 여기와서 종을 치십시요. 

그러면 즉시 재판관들이 와서 사정을 듣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 줄 것입니다.

그러나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도 이 밧줄을 건드려서는 안됩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여러 해가 지나고, 종은 여러번 울렸고, 재판관들이 불려나와, 많은 잘못은

시정되었고, 나쁜 일을 한 사람들은 벌을 받았습니다.

마침내 대마로 엮은 밧줄은 거의 닳아 헤져서 몇 가닥은 끊어졌서 키 큰 어른이나 손이 닿을

정도로 짧아졌습니다.

 

"만약 어린이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린애는 그걸 우리에게 알리기 위해

종을 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온 아트리를 찾아보아도 밧줄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산 너머로 밧줄을 구하러 사람을 보내야 한다면 밧줄을 가져오기까지 여러 날이 걸릴 것이었습니다.

그 안에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재판관들이 어떻게 그 일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러자 그 옆에 서있던 한 남자가 "제가 종에 밧줄을 매어 드리겠습니다."

자기의 정원으로 달려가 곧 양손에 길다란 포도 덩굴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것을 밧줄 대신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말한 뒤 그는 위로 기어 올라가 포도 덩굴을 종에다

붙들어 매었더니 잎과 덩굴손이 달려 있는 덩굴은 땅바닥까지 늘어집니다.

 

"됐소" 

"이건 매우 훌륭한 밧줄이군요. 그대로 둡시다." 재판관들은 그리고 돌아갑니다.

 

마을 위 언덕받이에는 한때는 용감했던 기사 한 사람이 살고있었습니다.

젊었을 적에 그는 말을 타고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고 많은 전투에도 나가 싸웠습니다.

그 많은 날들 동안에 그의 가장 좋은 친구는 그의 말이었습니다.

 

그 말은 튼튼하고 훌륭한 준마많은 위험에서 그를 구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기사는 늙어지자 더 이상 말을 타고 전투에 참가하려 하지 않고, 돈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말을 빼놓고 갖고 있던 모든 것을 팔고 언덕받이 작은 오두막으로 이사합니다.

 

매일같이 돈 뭉치 사이에 앉아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까를 궁리합니다.

그의 말은 거의 굶어 죽을 지경이 되어 추위에 떨며 서 있습니다.

"저 게으른 늙은 말을 먹여 살려 무엇에 쓴단 말이냐?" 하고 어느 날 아침 구두쇠는 혼잣말을 합니다.

 

"매 주일 저 녀석을 먹이는 데 드는 돈이 저녀석의 값어치보다 더 든단 말이야.

말을 팔고 싶어도 살 사람도 없고 누구한테 주어 버릴 수도 없어,

저 놈을 내쫓아서 혼자 길가의 풀이나 뜯어 먹게 해야겠다. 만약 녀석이 굶어 죽는다면 더욱 좋지."

 

말은 병든데다 다리까지 절뚝거리며 먼지투성이 길을 따라 거닐며 풀잎이나 엉겅퀴라도 하나 

찾으면 기뻐했고, 아이들은 말에게 돌을 던지고, 개들은 짖어댑니다. 세상 누구 하나 말을 동정

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뜨거운 오후 거리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장터로 들어섰는데 정의의 종에 달려 있는

포도 덩굴을 보았습니다. 덩굴에 붙어 있는 잎들과 덩굴손은 아직도 싱싱하고 푸르렀고 굶주린

말에게 맛좋은 정찬처럼 보였습니다.

 

말은 여윈 목을 뻗쳐 맛있어 보이는 그것을 한 입 물었지만 그것을 떼어 내기는 쉽지 않아서 

잡아당기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큰 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아트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내게 부당한 짓을 했소!

어떤 사람이 내게 정말 억울한 짓을 했소!

나는 억울합니다" 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재판관들도 그 소리를 들었고, 그들은 장터로 향했습니다. 

그들은 늙은 말이 포도 덩굴을 씹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하! 저건 구두쇠 늙은이의 말이오. 저 말은 요청하러 온 것이요. 모두가 알다시피

저 말의 주인은 너무도 고약하게 다루었소."

 

"저 말은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훌륭하게 호소를 하는군요." 다른 사람이 말합니다.

"그렇다면 저 말은 정당한 판결을 받을 것이오! "하고 세번째 사람이 말합니다.

 

그러는 동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장터로 모여듭니다.

그들은 말을 보고는 모두 놀라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러자 저마다 그 말은 주인이 

집에서 돈주머니를 세고 있는 동안 먹지도 못하고 보살핌도 받지 못해 언덕 위에서

헤매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저 마다 한 마디씩 합니다.

 

"가서 그 구두쇠를 우리 앞에 데려오시오" 재판관들이 말합니다.

그래서 구두쇠가 오자 재판관들은 그에게 선 채로 그들이 내리는 판결을 들으라고 명합니다.

 

"이 말은 수년 동안 당신을 잘 섬겼소." 

"이 말은 많은 위험으로부터 당신을 구했소. 당신이 재산을 모으도록 도와주기도 했소. 

따라서 우리는 당신이 가진 돈의 절반으로 말의 안식처와 음식, 즉 말이 풀을 뜯어 먹을 푸른

초원과, 노후에 지낼 따뜻한 마굿간을 사줄 것을 명령합니다."

 

구두쇠는 고개를 숙이고 재산을 잃게 된 것을 한탄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환성을 올렸고, 말은 오랫 동안 먹어 보지 못했던 성찬을 먹으러 마구간으로 

이끌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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