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셋 된 노총각입니다.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이런 사연 적어도 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비록 부득이한 경우에 있었던 일이라 큰 맘 먹고 적어봅니다.
때는 한여름, 제 나이 열아홉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인물도 좋고 몸 상태도 자타공인 탤런트 수준입니다.
하여간 친구 하나가 미팅자리가 있는데 나가보지 안겠느냐고 해서 씻지는 않고
옷만 번지르하게 입고서 단체미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 놈이, 글쎄 우리 나이를 속이고 한 살 많은 모대학 간호과 누님들과
미팅을 주선했다지 뭐겠습니까.
아, 누님들! 대학생 누님이면 그 얼마나 풋풋하고 상큼하겠습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처럼 원초적으로 잘생긴 부류들은
정신연령도 높아서 위로 한 10년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하여간 미팅장소에 나가보니 역시 예상했던 대로 괜찮더군요.
물론 누님들도 우리들의 이 수려한 외모에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어울려 놀다가 쌍쌍이 짝을 지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정말이지 이런 결정적인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친구놈 하나가 갑자기 우리를 보고 이러는 게 아닙니까?
"야, 근데 우리 내일 보충수업 있냐? 없냐?"
아! 그 순간 , 그 누님들 눈이 뒤집어지면서
우리들 머리통을 한 대씩 쥐어박더니 이러더군요.
"이것들이 정말...이것들이 지금 고등학생이란 말이야? 퍽!!"
"아니, 누님. 한 살 차이인데 뭘 그러세요? 누님!"
우리가 이렇게 말하자 그 중 가장 터프한 누님이 나서더군요.
"그냥 이걸 확~!! 니들 학교에 연락하기 전에 빨리 튀어~!!"
그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리는 냅다 튀었습니다.
이렇게 미팅에 실패하고, 쓰린 가슴을 달랠 길 없어서 집으로 갈까? 당구나 칠까?
이러고 있는데 그때 마침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야. 니 또 놀고 있냐? 오늘은 그만 놀고 아버지랑 병원 가자."
제가 공부 좀 못하고 가끔 딴 길로 새긴 하지만 저도 알고 보면 무지 효자거든요.
당뇨로 고생하시는 아버지께서 함께 병원에 가자고 하시니 알았다고 하고선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 저희 아버지께서 아주 의미심장한 미소로 한번 씨~익 웃으시더니
이렇게 물으시데요. "너 최근에 목욕했냐?"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버지 아시면서 뭘... 대강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평소보다 생각치 못한 용돈을 더 많이 주시더라구요.
속으론 기뻤지만 좀 이상한 생각도 들더군요.
아!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제 열아홉 생애에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생기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습니다.
하여간 아버지를 따라 병원에 도착했는데 평소 아버지께서 다니던 병원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신장개업 한 모양인데 그 병원 원장 선생님이 우리 아버지를 보시더니 그러시데요.
"왔어! (절보고) 아, 이놈이야? 많이 컸네, 잘생겼다! "
그러자 우리 아버지 이러시데요. "많이 컸지? 좀 늦은 거 아닌지 모르겠어."
"괜찮아. 그나마 일찍 온 거야. 장가가서 오는 놈도 있어!"
그 원장선생님이 저를 보시더니 그러시데요.
"야, 너 빨리 저기 가서 누워라."
처치실이라고 써 있는 그곳, 침대에 누우라고 하신 겁니다.
우물쭈물 아버지만 바라보는데 이번엔 간호사 누님이 신경질적으로 그러시데요.
"뭐 해요? 빨리 바지 벗고 누워야지."
그래서 뭐가 뭔지 모른 채 바로 벗고 누웠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제대로 해줘. 남자는 이게 중요하잖아"
아! 그제야 알겠더군요. 이것이 바로 그것!
그 수술을 하기 위해 아버지가 저를 유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부지~~!" 저는 후회하며 애절하게 불러봤지만,
저희 아버지 이 말 한마디 남기고 그냥 가버리시더라구요.
"잘 해라."
아, 진짜로 이럴 수가! 이렇게 당해야만 하는가.
하여간 그래서 무려 석 달 넘게 씻지도 않은 몸을 다 보여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간호사 누님이 그러시데요.
"한 30분이면 되니깐 긴장하지 마세요."
제 나이 열 살 이후로는 어머니에게도 보여드리지 않았던 신체의 은밀한 부위를
다 보여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후 그 원장선생님이 제 부위를 이리저리 살펴보시더니 이러시데요.
"음...임마. 놔뒀으면 장가가서 힘들었겠다. 임마, 마취 들어가니까 좀 참아라."
잠시 후 뭔가 주사바늘 같은 것이 꾸욱 들어오는데 진짜로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잠시 후 그 원장선생님께서 여기저기 쿡쿡 찌르시는 겁니다.
"아프냐? "예~" "야, 이놈 이거 생각보다 쎄네. 김간호사 마취 한 대 더 놔봐."
그래서 한 대 더 맞았습니다.
"야! 아프냐?" "잘 모르겠는데요."
"그럼 됐다. 김간호사. 수술하자고."
원장선생님은 그때서야 쓱싹쓱싹 뭘 이러기도 하고..., 뚝딱뚝딱 이러는 소리도 나고,
뭘 어떻게 수술할지 몰라, 꽤나 긴장도 돼고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한참 수술을 하고 있는데 노크소리에 뒤이어 새로운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선생님,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아니.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들어오긴 누가 들어온단 말입니까?
고개를 좀 들어서 상황을 보니 어메~~!! 이게 웬일이냐구요?
위생 마스크와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들이 떼거지로 들어오는데
족히 다섯은 돼 보였습니다.
제가 긴장해서 물었지요.
"저기요, 선생님! 들어오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그러자 원장선생님이 그러시데요.
"괜찮아, 임마. 다 너 누나뻘 돼."
"간호과 학생들인데 실습 나왔어. 자자~. 괜찮으니깐 가만히 있어."
원장선생님은 이러시더니 정말 그 다음은 말도 마세요.
"아, 이 수술은 말이죠. 이 부위에 이물질이 낄 경우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요기를 절단해서 요렇게 해주어야 합니다.
자. 다들 자세히 한번 보세요."
원장선생님은 그 많은 여학생들 세워놓고 갑자기 강의를 하시는데
진짜로 진짜로~~보긴 뭘 보라는 겁니까. 이게 말이 되냐구요?.
"선생님. 말도 안돼요. 안돼요! 싫어요."
제가 항변을 하자 원장선생님 간단하게 이러시더라구요.
"안되긴 임마. 니네 아빠랑 이 조건으로 너 공짜로 수술하는 거야."
'아, 그랬구나! 우리 아버지께서 이 아들을 이렇게 버리셨구나!'
진짜로 이게 뭐냐구요~~!!. 그런데 더 억장 무너지는 게 뭔 줄 아세요?
그 중 한 실습생이 절보고 그러더라구요.
"어머, 얘 아까 미팅나왔던 걔 아니야?
어머어머 웬일이니?
아주 별거 다 보여 준다 얘~! 덕분에 완전 도움되겠네."
이럴수가...미팅장에서 만난 누나 둘을 여기서 보다니~!!
그것도 고래잡힌 꼴~~!! 이 되어서 말이예요.
이런 창피함이 또 어디있을까요?
그 누나들은 부위별로 만지고 관찰하고~
제가 그토록 고고하게 지켜왔던 순결을~
결국 그날 잃고야 말았습니다. 흑흑~!! 무진장 허탈하더군요.
정말 자식을 이런꼴로 만들어도 되는 건가요?
그 수술 후 저희 아버지하고는 한달 동안 말도 안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봤더니 그 원장선생님하고 우리 아버지는 고등학교 동창이셨더군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런 결정을 하시다니~
저는 맹세코 아버지를 미워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 그땐 정말 너무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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