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로키치(Milton Rokeach)는 미국인 심리학자입니다.
1959년 미시간에 있는 입실란티(Ypsilanti)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3명의 환자와 함께 집단 치료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 3명의 환자는 조지프 카셀(J. Cassel), 클라이드 벤슨(C. Benson), 그리고 레온 가버(L. Gabor)로 그들 자신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망상에 빠진 환자들입니다.
3명의 정신질환 환자들을 같은 정신병원에서 2년 반 동안 함께 지내게 합니다.
자신이 신이라고 주장하는 환자 3명이, 똑같이 주장하는 다른 신과 만났을때 서로의 믿음이 교정됨으로써
증세가 완화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심리학자로서 <로키치>는 개인이 갖고 있는 정체성은 개인의 가장 확고한 내적인 신념이라고 보았고,
이것이 위협받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될지 알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3명의 예수 그리스도, 3명의 신들이 만났을 때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의 원래 모습을 되찾아 갈 수 있는지의 실험이었습니다.
<벤슨>의 경우는 42세 때 아내와 장인 부모가 모두 죽습니다. 큰딸은 결혼하여 멀리 떠났습니다.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재혼했으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말아먹고, 폭력을 일삼다가 감옥에 갇힙니다.
감옥에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주장합니다. 그 이후 정신병원에 들어갔을 때는 70세였습니다.
<카셀>의 경우 붙임성 없는 인물로 책속에 파묻혀 사는 작가입니다.
그는 처가로 들어가 사는 신세로, 그의 아내는 남편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처가에서 줄곧 자신이 독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이 환각증상으로 정신병동에 실려오게 되고 10년후 그는 자신이 하나님이자 예수그리스도이며
성령이라고 믿기 시작합니다. 58세에 실험을 하게 됩니다.
<가버>의 경우 어머니는 광신도였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버립니다. 어머니는 아이들만 집에 놔둔채 교회에서
기도하며 지냅니다. 가버는 잠시 신학교에 다니다가 군대에 들어갑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간 그는 어머니에게
순종하며 지내다 32세에 자기가 예수라고 알려주는 소리를 듣기 시작합니다. 그후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38세에
실험을 하게 됩니다.
서로 만난 후 세 사람 모두 스스로를 예수라고 주장한다는 설명을 듣게 됩니다.
<벤슨>은 "그들은 정말로 살아있는게 아니예요. 기계가 그 사람들 속에서 말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 기계만 꺼내면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주장했으며,
<카셀>은 자신만이 예수라고 주장합니다 "정신병원에서 지내는 주제에 무슨 예수냐"고 주장했고,
<가버>는 상대에게 "명망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로키치>는 세 남자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가족, 어린시절, 아내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토론합니다.
날마다 격론이 벌어지고, 3주 후에는 폭력이 등장합니다. 아담이 흑인이었다고 주장하는 <가버>에게 <벤슨>의 주먹이
날아갑니다. 서로 신체적인 언쟁(구타) 끝에 평정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확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가버>는 병원 직원들에게 자신이 직접 손으로 쓴 명함을 보여줍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재성육신' 이라고 써져 있습니다.
그 뒤로 자신의 이름까지 바꾸는데 '진짜로 완전무결한 나사셋 예수 그리스도의 똥경'
<로키치>가 그를 어떻게 불렀으면 좋겠냐고 묻자 그는 자신을 'ㄸ박사'라고 부를 수 있는 특권을 주겠다고
근엄하게 말합니다. 간호사들은 ㄸ이라고 발음하고 싶지 않아서 이니셜로 R.I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바꾼 <가보>가 정체성이 바뀐 것은 아닌지 추측하지만 <가보>는 그렇게 하면서 더 이상의
대립을 피하고자했던 것 뿐, 정체성은 바뀌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들은 상대방에 대해서
"정말 한심한 시간낭비입니다. 왜 구태여 예수 그리스도를 흉내내려고 하는 걸까요?
제발 좀, 자신으로 태어났으면 자신답게 살면 안 되는 걸까요?" 와 같이 매우 정확한 지적을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예수라고 믿는 신념에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로키치>는 그들이 2년이 넘게 함께 생활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정체성을
신이라는 존재로의 믿음을 이어갔고,
상대에 대한 비난으로 계속된 이 실험을 접기로 합니다.
실험은 접었지만, 박사는 이 실험에 대한 책을 출간하기도, 연극 영화로도 제작됩니다.
자신들이 신이라는 강력한 믿음과 망상은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요?
정작 자신이 신인경우 '내가 신이다' 라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간의 세상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자신을 신격화 함으로써
상대에 대한 정신적,육체적 굴복을 원하는게...
어리석고 교만한 인간심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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