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춤사위 의미
사회

벌들의 춤사위 의미

by 림프사랑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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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은 춤을 상징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며 서로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아침나절 꿀을 찾아나섰던 정찰벌들이 돌아오면 제각기 춤을 추며 동료들에게 꿀 있는 곳을 알려 준다.

그들은 숫자 8을 옆으로 뉘어놓은 것과 같은 모습의 이른바 '꼬리춤'을 춘다.

 

몸통을 좌우로 부르르 떨며 짧은 직선 거리를 움직인 다음 반원을 그리며 원점으로 되돌아와선 또 몸통을 흔들며

직진한 후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반원을 그리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춤이다.

 

집에서 기다리던 벌들은 이런 정찰벌들을 대여섯 번쯤 따라다닌 후 벌집을 떠나 정찰벌이 얘기해준 꿀 있는 곳을 

정확하게 찾아간다.

 

이는 바로 꼬리춤 속에, 더 정확히 말하면 꼬리춤에서도 특히 직진춤 부분에 먹이가 있는 방향과 거리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먹이가 있는 곳이 멀어질수록 정찰벌들은 점점 천천히 춤을 춘다.

직진춤을 그만큼 더 오래 추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로 정찰벌들은 춤을 추기 전에 먹이가 있는 곳과 집 사이를 몇 번이고 왕복하며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한다.

 

실험적으로 정찰벌의 등에 작은 납덩이를 붙여 놓으면 실제 거리보다 더 멀리 날아가라고 얘기하는 걸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이다.

 

먹이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가르쳐준다 해도 방향을 알려주지 않으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향을 모르는 채 한 10킬로미터쯤 날아간 후 먹이를 찾아야 한다고 상상해보면, 방향에 관한 정보없이 거리만을 알려주는 꼬리춤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상상하고도 남는것이다.

 

먹이의 방향에 관한 정보는 직진춤의 각도로 나타낸다.

 

정찰벌은 먹이의 방향과 해의 방향 간의 각도를 측정하여 동료들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깜깜한 벌집 안에서는 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벌들은 오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습득한 본능으로

해의 방향을 중력의 방향으로 바꿀 줄 안다.

 

그래서 먹이가 해의 방향에서 왼쪽으로 40도 떨어진 곳에 있으면 그들은 중력의 반대 방향에서 왼쪽으로 40도각도를 유지하며 직진춤을 춘다. 정찰벌들은 그들의 현재 심리 상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참 전 저 먼 곳에 있었던 일을 춤이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빌어 다른 벌들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꿀벌의 의사 전달 행동을 처음으로 읽어낸 오스트리아의 동물 행동학자 <카를 폰 프리슈>는 서슴치 않고

이를 '춤언어'라 일컬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동물 행동을 연구한 오스트리아의 콘라트 로렌츠, 네덜란드 출신의 영국인 니콜라스 틴베르헌과 함께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목적지의 거리에 따라 다른 춤 형태

 

프리슈는 자신 소유의 넓은 농장에서 꿀벌을 직접 키우며 꿀벌의 생리에 대해 연구했다.

꿀벌들이 일정한 형태를 하고 날아다닌다는 사실을 간파한 그는 특정 벌의 등에 페인트를 칠해 표시한 뒤 그 벌들이 꿀이나 새로운 집터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그는 꿀벌들이 두 가지 형태의 춤을 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원을 그리면서 추는 <원형 춤>과 8자 모양으로 돌며 추는 <8자 춤>이 바로 그것이다.

원형 춤은 꿀벌들이 알려주려는 목적지가 100m 이내에 있을 때 추는 춤으로,

방향을 나타내지 않고 일정하게 원을 그리며 돈다.

 

하지만 목적지가 100m 이상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8자 모양을 만드는 기울기와 꺾이는 각도 등에 따라

위치 및 방향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8자 춤을 춘다.

예를 들면 8자 춤의 속도는 목적지의 거리를 표현하는데, 거리가 멀면 춤의 속도가 느려지는 대신

엉덩이를 흔드는 횟수는 빨라진다.

 

프리슈의 연구에 의하면 거리가 대략

120m일 때는 15초 간격으로 8자를 9~11회,

1000m 이상이면 4~5회,

6000m의 경우 2회 등 거리가 멀수록 8자 춤의 속도는 느려지고 엉덩이를 흔드는 횟수는 빨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8자를 그리는 방식은 목적지와 현재 위치를 잇는 선과 거리를 나타내는 동시에 태양과 현재 위치를 잇는 선의 각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꿀벌들이 추는 8자 춤만 봐도 현재 있는 벌통의 위치와 태양의 위치, 그리고 새로 찾은 집터 및 밀원 등의

목적지에 대한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100m 이내의 목적지에서 추는 원형 춤에는 그 같은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

꽃의 향기 등 목적지에 대한 정보가 춤을 추는 벌에 묻어 있고 거리가 가까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목적지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사라진다

 

프리슈는 추가 연구를 통해 꿀벌의 눈은 편광을 느끼므로 태양 빛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즉, 벌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분극화된 자외선을 분석함으로써 태양을 나침반 삼아 위치를 알아내는 능력이 있다.

또한 벌들은 태양이 보이지 않을 때도 방향을 찾을 수 있다.

하루 중 시간이 경과되면서 나타나는 편광의 형태와 이전에 마주쳤던 이정표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꿀벌들의 언어를 밝혀내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카를 폰 프리슈(1886~1982)]

그는 이외에도 꿀벌이 사람과 비슷한 후각을 지니고 있으며, 꿀벌의 미각이 단맛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꿀벌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꿀을 담고 있는 식물과 비슷한 녹색, 청색, 황색 계통이라는 걸 알아냈다.

물고기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물고기들이 색이나 밝기의 차이를 구별하며 청각이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꿀벌은 전 세계에서 약 30%가 넘는 식물의 꽃가루받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인류 식량의 60~70%는 꿀벌 덕분에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약 10여 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꿀벌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 나타나 2035년쯤에는 꿀벌이 지구상에서 멸종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곰팡이, 전자파, 단일작물 재배, 대기오염 등을 비롯해 최근엔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농약이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하나의 원인이기보다는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꿀벌들이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어느 국가건 토종벌의 붕괴 현상은 지역의 먹이사슬 및 생태계 파괴에 결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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