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 장 지글러
●어린이 노벨상이라고 들어본적 있나요?
해마다 뛰어난 학자, 문학자, 인류평화에 몸바친 사람들에게 노벨상을 수상하는 스웨던 정부가
2000년에 세계아동상을 제정했습니다.
이른바 '어린이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 상은 세계각국에서 선발된 15명의 어린이들로 이뤄진
선정위원회가 전세계 각국 어린이들로부터 e-메일과 팩시밀리 등을 통해 추천받아 수상자들을 결정합니다.
상금은 9천여만원.
이 상의 첫 수상자로 나치 유태인 수용소 생활을 일기로 남긴 13살<안네 프랑크>와 함께 파키스탄의 소년
12살<이크발 마시>가 첫수상자로 결정 됩니다.
이크발은 네살 때인 87년부터 카펫공장에서 1루피(약 24원)씩을 받으며 하루 10시간씩 강제노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92년 공장을 탈출해 파키스탄 노예노동해방전선의 일원이 되면서부터 세계 곳곳을 다니며
노예노동의 실상을 폭로하는 일에 앞장섰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처럼 양탄자 공장에서 강제노역을 하는 많은 어린이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서 노동운동을 벌이다
처참하게 살해되고 말았습니다.
"이 순간에도 파키스탄의 6백만 아동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카펫을 짜고 있다" 는 그의 폭로는
세계 양심의 심금을 울렸고 세계 곳곳에서 항의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파키스탄의 대형 카펫공장 10여곳이 문을 닫게 됩니다.
그러나 어린이 노동운동가 이크발은 95년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에서 괴한의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2015년 월드뱅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9억 명이 절대빈곤 기준인 하루 2200원(1.9달러)보다 적은 최소한의 생계비로 살아갑니다. 이보다는 조금 낫지만 언제든지 빈곤층이 될 수 있는 하루 3600원(3.1달러)의 생계비로 사는 인구도 20억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전 세계 5~14세 어린이 약 1억 5000만 명이 생계를 위해 노동 현장에 아직도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배워야 할 때 배우지 못하게 하는 빈곤, 예방이나 치료가 충분히 가능했을 질병으로 고통받는 삶,
가장 안타까운 일은 어린아이들이 가난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꿈조차 꾸지 못하게 되는 무기력 상태입니다.
결국 영혼의 빈곤으로 이어지고 가난의 철장속에서 나오지 못하게되는 삶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장 지글러>는 (1934 ~ )는 스위스의 사회학자입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등의 저서로
빈곤은 다국적 자본이 제3세계 민중들을 착취하는 사회구조적인 죄에 의해 일어나며,
노동자의 인권이 자본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논증하였습니다.
또한, 스위스 은행이 세계의 독재자, 범죄자들의 예금인들을 신분을 가리는 것과
실체에 대해서도 폭로하였고, 이로 인해 스위스 우익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지구에 식량은 넘치고 넘치는데 왜 사람이 죽어가는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서
"해마다 수천만 명의 인간이 기아 때문에 죽어간다는 건 시대의 거대한 참극"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온갖 풍요로 넘쳐나는데 5초마다 열 살 미만의 어린이 한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는다.
현시점에서 전 세계 농업은 120억 명 정도를 문제없이 먹일 수 있다. 120억 명은 현재 지구 인구의 두 배.
그러니 기아는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기아로 죽은 아이는 살해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식량 과잉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인간이 굶는다는 모순적인 상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기업 및 선진국가의 경제질서와 이로 인해 생겨난 파괴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변화가 필요하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기아와 구조적인 기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경제적인 기아는 말그대로 국가의 경제위기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형태의 현상이지만,
구조적인 기아는 <국가의 시설>, <시스템등의 부재>나 <국제적 고립>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조적 오류를 만들어내 인간의 시스템이 잘못된 근거를 든 예로ㅡ 환경, 전쟁, 국제기구의 자금난,
식량가격의 조작,이 대표적입니다.
기아와 영양실조를 방지하기 위해 지구에는 수백 가지의 국제법, 국제기구, 비정부단체들이 있고
수많은 사람이 기아는 사라져야 한다고 되뇌지만, 기아로 고통받는 당사자들의 삶에는 눈곱만큼의 변화도 없다.
현재 유엔의 목표는 2015년까지 기아로 고통받는 자들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지만,
기아로 말미암은 사망자 수는 점점 증가했다.
멕시코나 잠비아의 주식은 옥수수다. 그런데 50리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옥수수 358㎏을 분해해야 한다.
이는 잠비아나 멕시코 어린이 한 명이 1년 내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바이오연료 산업에 대해
"수많은 이들이 기아로 목숨을 잃는 이 세계에서 수백만 톤의 식량을 연료로 태워 없앤다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
이라고 비판한다.
●식량권을 무력화시키는 국제기구의 정책도 문제다.
IMF(국제통화기금), IBRD(세계은행), WTO(세계무역기구) 등 신자유주의 수호자들인 이 기구들은
"식량권은 한낱 판단착오에 지나지 않으며 기아를 무찌를 수 있는 것은 오직 시장경제뿐"이라고 생각한다.
'녹색 금'을 노리는 다국적기업들과 식량 투기꾼들, 부패한 남반구 관리 때문에 남반구 토지는 갈취 되고 있다.
식량 생산을 하던 농민은 쫓겨나고 기아의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
세계은행은 이런 토지 갈취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
세계은행은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땅을 기업들이 보유한 자본과 유능한 기술자,
앞서 가는 영업 전략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아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역설한다.
남반구 많은 나라에서 자행되는 지도자들의 부패를 막고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과 식량 투기꾼의 활동을 저지할 것을 촉구한다. 저자는 "가장 튼튼한 벽도 조그만 균열로 무너진다"는 중국 속담을 통해 현재 체제에 조그만 균열이 최대한 많이 생겨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균열은 시민의 대대적인 연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헌신적인 국제기구 활동가를 비롯해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 '기아대책행동', '이웃을 위한 빵' 등 기아 방지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발로 뛰는
비정부단체들의 활약이 희망의 씨앗들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류애에 기반을 둔 공감의 힘이다. 이것이 '구체적인 연대와 실천'으로 이어질 때 세계는 굶주리지 않게 되리라".ㅡ 장 지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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