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시밀리언과 거위치기 소년 ▒
어느 여름날 '바바리아'의 <맥시밀리언> 왕이 시골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어, 그는 잠시 나무 밑에서 쉬려고 길을 멈추었습니다.
시원한 그늘 속은 아주 기분이 좋았고, 왕은 부드러운 잔디 위에 누워 하늘에 떠다니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머니에서 작은 책 한 권을 꺼내 읽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왕은 책에 집중시킬 수가 없어서, 그의 눈은 곧 감겼고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그가 깨어났을 때는 정오가 넘어서였고 그는 풀밭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고 그의 지팡이를
집어들고 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가 1마일 정도 걸었을 때, 그는 갑자기 그의 책이 생각나서, 주머니 속에 책이 들어있는지
확인했지만 그것은 거기에 없었습니다. 그는 나무 밑에 놓고 온 것이었습니다.
왕은 이미 상당히 지쳐 있어서 그렇게 멀리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책을 버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는 우연히 길 근처의 빈 밭에 맨발을 한 조그만 소년을 보게 됩니다.
소년은 얕은 개울을 돌아다니며 짧은 풀을 뜯어먹고 있는 많은 거위떼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왕은 소년에게로 다가가서, 손에 금화 한 닢을 보여줍니다.
"얘 꼬마야. 이 금화를 갖고 싶지 않니?"
"갖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게 많이 갖고 싶지는 않아요."
"만약 네가 이 길의 두 번째 굽은 곳에 참나무가 있는 데에 가서, 내가 거기에 두고 온 책을
가져 온다면, 너는 이걸 가질 수 있단다."
왕은 소년이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돌아서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아저씨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어리석지 않아요."
"무슨말이냐? 누가 널 더러 어리석다고 했니?"
"하지만, 아저씨는 1마일을 뛰어가서 책 한권을 갖다 주면 그 댓가로 아저씨가 금화 한 닢을
주겠다는 말을 제가 믿을 정도로 저를 어리석게 생각하시는 걸요."
"그러나 내가 지금 그것을 너에게 준다면, 아마 너는 날 믿겠지."
그리고 그는 금화를 소년의 작은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소년의 눈은 빛났습니다. 그러나 가진 않았습니다.
"왜 그러지? 가지 않을래? "
"하지만 거위들을 내버려 둘수는 없어요. 거위들이 뿔뿔이 흩어져 버리면 나는 혼나요."
"오, 내가 거위들을 네가 간 동안 봐줄께 " 하고 왕이 말합니다.
소년은 웃습니다.
"아저씨가 거위들을 지키는 걸 보고 싶어요!"
"아마 잠시 후면 거위들은 다 달아날 겁니다." 하고 소년이 말합니다.
"한번 내가 하게만 해다오." 왕이 말합니다.
마침내 그 소년은 왕에게 채찍을 주고 떠났다가 이내 되돌아왔습니다.
"무슨 일이냐 이젠 ?"
"찰싹 하고 채찍소리를 내보세요.!" 왕은 소리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아저씨는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고 계세요."
그러더니 소년은 채찍을 잡고, 왕에게 채찍으로 소리내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자 어떻게 하는지 아실 거예요." 하고 그것을 왕에게 돌려주면서 말합니다.
"만일 거위들이 달아나려 하거든, 이것을 큰소리나게 때리세요." 왕은 웃습니다.
왕은 소년이 일러준 것을 최선을 다해 깊이 새겼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곧 왕의 심부름을
위해 떠났습니다. 왕은 바위 위에 앉아서 거위치기가 된 자신을 생각하며 웃습니다.
그러나 거위들은 대단히 시끄러운 꽥꽥 소리와 쉿쉿 하는 소리를 내면서, 반은 날고 반은
뛰어서 풀밭을 가로질러 달아납니다.
왕은 거위들을 쫓아갔지만, 그는 빨리 달릴 수가 없었고, 채찍을 철썩 소리나게 내리쳤지만,
그것은 아무 소용도 없었습니다. 거위들은 금방 멀리 도망가 버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거위들은
남의 채소밭 안으로 들어가서는 연한 채소들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얼마 후에 거위치기 소년이 책을 갖고 돌아옵니다.
"바로 내가 생각했던 대로군요."
"저는 책을 찾아왔는데, 아저씨는 거위들을 놓쳤어요." 소년은 말합니다.
"걱정 마라. 네가 거위들을 다시 모으도록 내가 도와줄테니."
"그래요 그러면 제가 거위들을 채소밭에서 몰아낼 테니 저쪽으로 돌아가셔서 개울 옆에 서 계세요."
왕은 들은대로 합니다. 소년은 채찍을 들고 앞으로 뛰어갑니다.
그리고 큰소리와 호되게 야단치는 소리를 퍼부어 거위들을 풀밭으로 몰아냅니다.
"내가 훌륭한 거위치기가 못 되어 준 것을 용서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왕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에는 익숙하지 못하단다."
"왕이라고요? 정말로요! " 하고 소년이 말합니다.
"제가 거위들을 아저씨에게 맡긴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그러나 저는 아저씨가 왕이라고
믿을 만큼 그렇게 어리석지는 않아요."
"그래 좋다." 하고 왕이 웃으면서 말합니다.
"여기 금화 한닢 더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친구가 되도록 하자."
소년은 금화를 받고는 그에게 감사합니다. 소년은 왕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아저씨는 매우 친절한 분이시군요. 저는 아저씨가 훌륭한 왕이 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아저씨가 만약 한평생 노력한다해도, 아저씨는 훌륭한 거위치기는 못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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