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치올라 ▒
옛날 프랑스에 한 불쌍한 백작이 커다란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샤르니>백작...그는 부당하게 투옥되었고 세상 그 누구도 그를
염려해 주지 않는 매우 슬프고 불행한 사나이였습니다.
감옥 안에서는 책이 없었기 때문에 독서도 할 수 없었고, 펜이나 종이를 갖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편지를 쓸 수도 없었습니다.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갔습니다.
나날이 지루한 매일의 연속이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해야 할 일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의 유일한 소일거리라고는 포장된 감옥 마당을 이리저리 거니는 것이 다였습니다.
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 <샤르니>는 마당에서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에도 수천 번 그래왔듯이 마당에 덮인 돌을 세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두 개의 돌 틈바구니에 조그맣게 솟아난 흙 무더기는 누가 만든 것일까?
그는 허리를 굽혀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종류인지 씨앗이 돌 틈에 떨어졌던 것... 그것이 싹을 틔우고 지금은 자그마한 파란 잎
하나가 땅을 뚫고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잎파리 위에 부드러운 표피가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샤르니>는 그것을 거의 발로 문질러 버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시 "아! , 이 표피는 잎을 보호하고 있는것이구나, 이것을 해쳐서는
안되겠다." 그는 조심하면서 산책을 계속합니다.
다음날 그는 어제의 새싹에 대해 생각도 하기 전에 그 식물 위로 발을 디딜 뻔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살펴보려고 허리를 굽혔습니다. 식물은 이제는 잎이 두 개 있었으며,
어제보다도 훨씬 더 튼튼하고 푸르렀고, 그 곁에 서서 오랫 동안 식물의 부분 부분을 살펴봅니다.
그 이후 매일 아침 <샤르니>는 곧장 자기의 작은 식물을 보러 나갔습니다.
그는 식물이 밤추위에 얼어 죽지나 않았는지, 혹은 햇볕에 시들지나 않았는지 얼마나 자랐는지도
보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창문에서 밖을 보고 있던 그는 간수가 마당을 가로질러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간수는 그 작은 식물 바로 옆까지 비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그것을 뭉개 버리려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샤르니>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떨었습니다.
"오, 나의 피치올라여!" 하고 그는 소리칩니다.
그 간수가 그의 식사를 가져왔을 때 샤니는 그 험상궂은 간수에게 자기의 작은 식물을 죽이지
말아 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는 간수가 자기를 비웃으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비록 간수일망정
친절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네는 내가 자네의 작은 식물을 해칠 거라고 생각하나? "
"절대로 아닐세! 만약 자네가 그 식물을 그토록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그것은 벌써
오래전에 죽었을 것이네."하고 간수는 말합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요." 하고 <샤르니>는 말합니다. 그는 그 간수가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약간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그는 매일 피치올라를 지켜보았습니다. 매일같은 그 식물은 커 갔고,
더욱 아름다와집니다. 그러나 한번은 간수네 개의 커다란 발에 밟혀 거의 부러질 뻔합니다.
그 순간 <샤르니>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피치올라에게 집이 있어야겠다. 만들 수 있겠는지 알아보자."
그래서 밤이면 서늘하기는 했지만, 그는 매일 그에게 주어지는 땔감에서 조금씩 떼어내 그것으로
피치올라 주변에 자그마한 집을 지어 주었습니다.
그는 그 식물에 대단히 여러 가지의 귀여운 습성이 있는 것을 관찰합니다.
그것이 항상 태양을 향해 조금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보았고, 또 꽃이 폭풍이 불기 전에는 꽃잎을 접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는 이제까지 정원에 가득 핀 꽃들을 여러 번 보았지만, 이와 같은 것이 있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에 대한 놀라운 마음도 느껴집니다.
하루는 검댕과 물로 잉크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종이 대신으로 손수건을 펼쳤습니다.
펜 대신으로 뾰족하게 깍은 막대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모두 무엇 때문일까?
그는 피치올라의 행태를 적어 두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는 하루 종일 그 식물과 함께 보냅니다.
"서방님과 아씨 좀 보게!" 간수는 <샤르니>와 <피치올라>를 볼 때면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여름이 지남에 따라 <피치올라>는 나날이 더욱더 사랑스러워졌고, 줄기에는 삼십여 송이 이상의 꽃이
피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슬픈 아침 그것은 시들기 시작합니다. <샤르니>는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
습니다. 그는 식물에 물을 주었지만 그래도 마찬가지로 시들어갑니다.
감옥 마당의 돌들이 그 식물을 살려 두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샤르니>는 그의 보물을 살릴 방법은 단 한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돌들을 당장 치워야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겠는가?
그러나 이것은 간수도 감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오직 나라의 매우 높은 직책에 있는 사람만이 이러한 지시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가엾은 <샤르니>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피치올라>는 죽게 될 것입니다.
벌써 꽃들은 시들었고 곧 잎들도 줄기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자 <샤르니>에게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위대한 나폴레옹 황제에게 직접 식물을 구해 달라고 청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 즉 바로 자기를 이 감옥에 가둔 그 사람의 호의를 구한다는 것이
<샤르니>로서는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었지만...
그러나 피치올라를 위해서라면 자기가 꼭 해야 될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는 손수건에다 짧은 이야기를 적습니다.
그런 다음 그것을 가끔 아버지를 찾아오는 죄수의 딸 <테레사>라는 소녀에게 맡겼습니다.
소녀는 그것을 나폴레옹에게 가져가겠다고 약속합니다.
아! 저 가엾은 식물이 며칠만 더 살아 준다면!
소녀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긴 여정이었을까?
샤르니와 피치올라에게는 또 얼마나 길고 지루한 기다림이었을까!
하지만 마침내 감옥에 좋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돌들이 치워지게 되고 피치올라는 살아난 것입니다.
황제의 친절한 왕비가 <샤르니>가 그 식물을 돌보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왕비는 피치올라의 귀여운 행태가 적히 손수건을 보았습니다.
"확실히 이런 사람을 감옥에 가두어 놓아서는 우리에게 이로울 게 없다." 하고 왕비는 말합니다.
그래서 결국 <샤르니>는 석방되게 됩니다.
신이 어떻게 자기와 그 작은 식물을 보살폈는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거친 사람들일지라도 친절하고 진실한 마음이 있다는 것도 알게됩니다.
피치올라를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사랑스럽고 귀한 친구로서 소중히 간직하게 됩니다.
<picciola: 피치올라>는 <Joseph-Xavier Boniface>가 1836년에 출판한 소설입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나폴레옹에 대항한 음모로 투옥된 전직 군인 <샤르니> 백작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식물은 그에게 집착, 열정이 되고 마침내 삶과 사랑의 상징이 됩니다. <피치올라>라고
불리는 식물의 생리학적 발달을 통해 자연 친화의 실제 사례를 통해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감옥처럼 불길한 곳에서 <샤르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고 살아남는 작은 꽃은 자연의 힘과 끈기를
상징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꽃으로 소중한 친구같은 이미지를 잘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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