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마흔을 넘긴 애 아빠입니다.
8년전에 첫아이를 출산 후 둘째 아이는 6년전에 둘째를 출산하였습니다.
여기서 잠시 우리 아이들의 특징을 말씀드리면 첫아이는 4.2Kg 이었습니다.
보통 신생아는 2.7~3.4Kg까지를 정상아로 본다니까 보통 4Kg이 넘어가면
'우량아다. 대단하다' 이런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하여간 이렇게 태어난 큰 아이를 시작으로 둘째 아이는 다시 4.7Kg!!!
둘째 아이의 경우 간호사가 아이를 안고 나오면서 저에게 보여주며 이러더군요
"저기요, 제가 여기 간호사 생활하면서 이렇게 큰 아이는 처음 받아 봐요.
게다가 여자아이인데 정말 대단해요. 호호호."
저도 둘째를 쳐다보니 보통 다른 애들은 얼굴이 정말 주먹 만해서 눈,코, 입이
안보일 정도인데 아이의 얼굴은 거의 보름달을 닮았더군요.
옆에서 기다리던 다른 보호자들도 앞다투어 보고서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아이들은 무럭 무럭 잘크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었는데 거기서 그만...그만.
하여간 그로부터 열달 뒤 새벽 예정일이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새벽에 아내가 저를 발로
걷어차기에 눈을 떴더니 아내가 짧고 굵게 한마디 하더라구요.
"나올 것 같구만, 어서 준비하고 따라 나오시요"
첫째 때는 조금 아프기만 해도 호들갑을 떨고 난리들 치더니, 그것도 몇 번 해보니까 뭐
걱정되는 것도 없는 모양입니다. "그냥 낳고 빨리와서 우리 자자"
하여간 아내는 다시 또 낯익은 분만실로 들어가고 복도 한쪽에서 아내를 기다리는데
주변분들이 "어머, 손자를 일찍 보시나 봐요?"
아니 내가 마흔밖에 안됐는데 그렇게 노친네 처럼 보이나? 순간 좀 당황하게 되더라구요.
하여간 아내가 들어간지 5시간이 지났을까요.
아내의 비명소리가 거의 병원을 뚫어버릴 듯 그렇게 크더군요.
잠시 후 의사가 저를 찾더니 그러시더라구요
"저기 안되겠습니다. 애 머리가 너무 커서 그러는데 수술 하시는게 어떨까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망설여 지더군요. 첫째 둘째도 다 잘 낳았는데 셋째를 딱히 수술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옆에 있는 할머니께서도 이러시더라구요
"아이고, 수술은 뭔 수술이야 . 여태껏 아팠는데 그냥 낳아. 멀쩡한 몸에 칼대면 큰일 나!"
그래서 제가 좀더 기다려 보겠다고 했는데 잠시 후 아내가 긴급면회를 요청했다고 하더군요.
안으로 들어가보니 아내가 제게 주먹을 부르르 떨면서 그러더라구요.
"당신 사인 안하면 애 낳다가 죽는 꼴보게 될거야"
어찌나 무서운지 사인을 했죠. 그래서 우리 아내는 괜히 여섯시간 고통을 겪은후
결국은 수술로 셋째를 낳았죠
잠시후 수술실에서 우렁찬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데 왠지 그 소리부터 범상치가 않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간호사가 아기를 안고 나와서 몹시 상기된 얼굴로 이러데요.
"아들이에요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아이를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의 머리크기랑, 간호사의 머리 크기가 비슷하지 뭡니까.
놀라워하는 제게 그 간호사가 미소를 띠우며 그러더군요
"저두요 저울이 잘못된 줄 알고 세번이나 재 봤는데요. 5.2Kg이 맞더라구요. 정말 대단해요.
우리 병원 최고 기록이에요."
아니 이게 정녕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이제 갓 태어닌 애가 5.2Kg이라니.
게다가 잠시 후 애를 받았다는 원장선생님께서 나오시며 이러시더라구요.
"아니, 저는 애가 아니라 중학생이 나오는 줄 알았어요. 제가 알기론 경기도 공식적으로 일등인데...
이렇게 큰애를 자연분만 하겠다고 사인도 안하고 버티다니 남편이 그러면 되겠어요?
와. 어쨌든 우량아 일등은 틀림없습니다."
원장선생님이 어찌나 흥분하시는지 진짜로 민망하더군요.
그런데 출산 전에 준비한 배냇저고리가 맞아야지요.
부랴부랴 백화점 찾아서 백일 아기용 내복으로 바꾸고
기저귀도 신생아용은 최대 5kg까지라고 해서 다시 사야 했습니다.
몇일 후에 동사무소에 출생신고 하러 갔을때 병원에서 발급하는 애 출생증명서를 첨부하는데
그걸 본 동사무소 직원이 몹시 흥분해서 이러는 겁니다.
"여기 적힌 숫자가 맞는 거예요? 아니 이건 정말 우리 동사무소에서 제일 많이 나간 신생아 몸무게예요"
동사무소 직원은 어디론가 급하게 전화를 하더니 "도청통계실이죠? 여기 동사무소인데요.
뭐 특이사항 있으면 직접 보고하라고 했잖아요? 지금 제가요 출생신고 서류를 받았는데
아기 몸무게가 5.2kg이예요 정말 대단하죠? 그래서 신고하려고 전화했어요"
아마 거기서도 화제가 됐는지 어디 사는지~부모는 뭐 하는 사람인지~한참을 묻고 있더군요
세상에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
하여간 이렇게 화제를 몰고 다녔던 우리 셋째 아들이 지금 생후 딱 석 달이 됐는데
몸무게가 벌써 9kg입니다. 정말 첫째 둘째보다 우량아입니다.
다 큰 상태로 나와서 그런지 별로 울지도 않고 배고프면 먹고, 싸고 싶으면 싸고,
인간성이 아주 좋더라구요.
그래도 우리 아내는 제가 애들 몸무게 걱정하면 그럽니다.
"아이구, 원래 우리 집안 전통이 크게 낳아서 작게 키우는 거야."
그런데 갈수록 몸무게가 늘어나는데
첫째 둘째 셋째까지 합치면 다 큰 어른 몸무게 그 이상입니다.
정말 집안의 우량아 내력이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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