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의미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한 가설에는 시간의 지각은 비선형적으로 이루어지며

자기가 이미 살아온 시간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합니다.

 

가령 4살 아이에게 1년은 자기가 살아온 시간 안에서 아주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40년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다지 큰 비율이 아닙니다.

실험에 따르면, 주관적 시간을 계산하는 공식은 역함수로 나타납니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10살짜리 아이에게 1년은, 40살 어른보다 두배 더 길게 느껴집니다.

 

아이 때는 1분만 조용히 있으라고 해도 그렇게도 길게 느껴졌는데 성인이 된 지금 1분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갑니다. 시간이 빨라진 것처럼 느껴지는 데는 또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서른을 넘기면 반응 시간, 인지처리 속도, 대사 속도가 느려집니다.

따라서 신경 전달의 실제 인지속도가 느려집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의 느려진 생각의 속도에 비해 세상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시간을 어떤 일로 채울까 선택하는 방식도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젊을 때 우리는 새로운 것에 끌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10대와 20대는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배워서 무한히 많은 가능성 중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지 이해해 나가는 시간이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낙하산타기? 무술? 재즈?...

5~60대에 접어들면 대부분 마음이 가는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기보다는 이미 익숙하고 좋아하는 것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쪽에 더 큰 우선순위를 둡니다.(물론 개인적 차이는 존재합니다)

 

시간을 보내고 싶은 방식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자신에게 남았다고 생각하는 시간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주어진 시간에 끝이 없을 것처럼 느껴질 때는 정보를 수집하고,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지식의 폭을 넓히는 등의 준비가 최우선 목표가 됩니다.

 

반면 시간의 한계가 인식되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정서적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일이 최우선 목표가 됩니다.

노년층은 사회적 네트워크의 규모가 작고 그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며, 젊은이보다 새로움에 대한

이끌림도 덜하지만 젊은이들 만큼이나 행복하다는 것은 이미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실천에 옮기며 시간을 보냅니다.

연구결과, 이런 일이 노화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25살짜리 젊은이에게 남은 인생이 5년밖에 없다고 말해주면, 그 사람은 마치 노인처럼

새로운 경험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대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익숙한 즐거운 일에 시간을 보냅니다.

치명적 말기에 있는 젊은이는 세상을 노인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위험 평가에 기반한 논리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식사할 기회가 몇 번으로 제한되어 있다면 입맛에 맞지 않을지도 모를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는 새로운 음식을 주문할까요? 

실제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죄수들은 마지막 식사로 생소한 음식보다는 피자, 치킨,버거등

익숙한 음식을 요청한다고 합니다.

 

 

지각에 대한 차이는 주의와 정서적 기억의 차이에 의해서도 생깁니다.

나이든 성인은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기억보다는 긍정적인 기억에 대한 특별한 선호도를 보이고,

젊은 성인은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욱 끌리고 그것을 더 잘 기억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인지과학자들은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긍정적인 정보는 그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부정적인 정보는 우리가 무지했던 영역을 드러내줄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노화와 관련된 이런 긍정 편향은 뇌 스캔 영상에도 반영됩니다.

노인은 긍정적인 정보에만 편도체가 활성화되는 반면, 젊은이는 긍정적 정보와 부정적 정보

모두에서 편도체가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노화를 늦추는 한 가지 방법은 정신적 활력을 유지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과제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달리 혈액이 공급되지 않았던 뇌 부위도 이렇게 하면 혈액을 공급받는다.

신기하게도 이것은 혈류가 뇌 구석구석으로 흐르게 만든다고 합니다.

 

신경과학자 <아서 토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회활동을 유지하는것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사회활동에는 뇌의 아주 여러부분이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사회활동을 원활히 하려면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해석해야 하고, 새로운 개념도 이해해야 합니다."

인지활동과 마찬가지로 평생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알츠하이머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얼마 있어서 시간이 멈춘다면, 우리는 생각에 빠집니다.

그리고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다시 상상하게 됩니다.

줄어드는 시간이 아쉬워서 더 활발하게 가치있는 것에 대한 노력을 함으로써,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스스로 원하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