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목을 잘리우는 일이 있더라도 마음이 변치 않을 만큼 막역한 친구를
물경지우(勿頸之友)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이런 사이를 '데이먼과 피시어스'라고 한다.
로마 전설에 나오는 이 두 친구는 하늘에 맹세한 의형제이다.
시라쿠스왕이 반체제파인 피시어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때 그는 가족과 고별할 약간의 시간을 달라고 한다.
왕은 누군가 대신 인질을 들여놓고 가도록 요구한다.
이에 의형제를 맺은 친구인 데이먼이 대신하여 감옥에 들어간다.
집행일이 다가오는데도 피시어스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데이먼은 그 친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드디어 대신 처형 받고자 형틀에 올라서자
피시어스가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왔다.
이 두사람의 우정과 신의에 감동하여 시라쿠스 왕은 피시어스의 죄를 용서한다.
피를 가른 친형제보다 의형제의 신의가 보다 두텁다 할 때 곧잘 인용되는 이야기이다.
신의를 지키기 위해 의형제를 맺은 이런 일화는
우리 고대사회에 보편화되어 있다.
이를테면 신라의 두 젊은이!
풍운의 꿈을 안고 망망대해에 낚싯배 하나 띄워
서역으로 대모험을 떠날 때
가랑잎을 날려
형과 아우를 정하는 의형제 결의를 하고 있다.
경주 금장대에서 발굴된 서석에 적힌 글을 보면
신라의 두 젊은이가 의형제를 맺고 시.상서.예기전을 통독할 것과
나라가 어지러우면 목숨을 아끼지 않을 것을 하늘에 맹세하고 있음을 본다.
이처럼 의형제는 마음으로 가른 형제이기에
친형제 못지 않게 우애가 깊고,
의롭고 믿을 수 있는 후천적 혈연이랄 수 있다.
이를 금란지계(金蘭之契 ; 마음을 합하면 쇠를 자를 수 있고 난의 향기같이 아름답다)라고도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형제. 자매가 없는
외동아이가 급작스레 늘어나고 있다.
외동아이가 상식이 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아이는 모ㅡ자, 부ㅡ자 라는 종적 인간관계 속에 의존해서 자라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 친구라는 횡적 인간관계 속에
자립을 하게 된다.
한데 그 중간과정에 형제 자매라는
사적 인간관계를 체험함으로써
순조롭게 자립에 적응하게 마련인데,
외동아이는 그 중간다리가 없어 적응하는데 성격장애가 생기고 만다.
거기에 외동아이의 어머니는
내가 낳고 싶을 때 선택해서 낳았기에
내가 만들어낸 내 것이라는 의식이 강하게 작용,
내 마음대로 기른다는 과한 간섭, 과한 보호의 결함이 가중된다.
이같은 폐단을 없애고 자폐증으로 흐르기 쉬운
어린이의 고독을 덜어주기 위해 외동아이끼리 의형제를 맺어주는
생활운동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지금도 그런 운동이 필요하다.
외동아이들이 더 힘들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서로 의형제 의자매 결연을 맺어주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다.
좋은 만남! 의형제ㆍ의자매 맺기’ 행사를 실시했다.
2개 학년씩 짝을 지어 결연을 맺고
하나의 팀(1-3학년 바다팀, 2-5학년 산들팀, 4-6학년 하늘팀)이 돼
1년 동안 의형제ㆍ의자매로 활동하게 된다.
이날 학생들은 상급생 교실에 모여 서로 돕고 사랑하며
정겹게 생활할 것을 약속하는 결연다짐을 외치고,
의형제? 의자매 주제가를 함께 부르며 첫 만남을 가졌다.
결연식에 이어 월 1회 실시하는 ‘의형제? 의자매 사랑의 날’이 진행됐다.
자기 소개하기, 서로의 마음 알아보기 등 친교활동 시간을 가졌는데
결연학급 교사들은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허물없이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에 흐뭇해 했다.
친교활동 후에는 의형제ㆍ의자매들이
함께 급식시간과 점심시간을 보내며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이 2가지 활동은 밥 한술에 사랑이 두술 싹트고,
나누는 사랑에 행복이 더해진다는 의미에서 ‘밥 한술ㆍ사랑 두술’ 급식 함께 먹기와
‘사랑 나눔 ? 행복 더하기’ 점심시간 함께 보내기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화사한 벚꽃 아래 형들과 축구를 하거나
언니와 줄넘기를 하며 뛰어 노는 학생들,
예쁜 그림을 그려주고 책을 함께 읽는 학생 등
자유롭게 놀고 배우며 형제애를 키웠다.
교장은“ 의형제ㆍ의자매 맺기는 오방색 특색활동의 일환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해 아름다운 학교 전통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의형제? 의자매 사랑의 날 운영은
창의적 체험활동-프로젝트 인성프로그램으로 구성해
학교폭력 및 집단따돌림을 예방하고 공동체생활에서
배려의 마음을 배우는 등 바른 인성함양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때문에 일시중단상태가 된 것이 안타깝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외동아이들의 사회적 배려와 인성함양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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