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속에 담긴 지혜

 

 

홀로 아들을 키운 아버지는 아들이 장성하자 외국에 유학을 보냅니다.

그런데 아들이 돌아오기도 전에 중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래도 아들을 만나보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아 유서를 써놓습니다.

유서의 내용은 자기의 전 재산을 한 하인에게 물려주되, 아들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을 아들에게 주도록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인은 자신의 행운을 기뻐하며 아들에게 달려가 아버지의 부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유서를 아들에게 보여줍니다. 아들은 하인으로부터 유서의

내용을 읽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치른 뒤, 아들은 스승을 찾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는 왜 저에게 재산을 조금도 물려주시지 않았을까요? 

제 기억에는 아버지를 속상하게 해 드린 적이 없었는데 무엇이 서운하셨던

걸까요?" 하고 말하자 스승이 대답합니다.

 

"자네 아버지는 참으로 현명한 분일세. 자네를 끔찍이 사랑하신 분이라는 걸

알겠어. 이 유서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네."

 

"하인에게 재산을 다 물려주시고 제게는 아무것도 남겨 주시지 않았는데도 

말입니까? 저는 이것이 아버지의 애정을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로

밖에는 생각되질 않습니다."

 

"자네는 아버지의 현명함을 배워야 하네. 자네가 아버지의 진정한 마음을 알았다면

자네에게 훌륭한 유산을 남겨 주셨다는 사실을 깨닫았을 걸세.

자네 아버지는 임종할 무렵 자네가 집에 없기 때문에 하인이 재산을 가지고 

도망을 가거나, 재산을 탕진하거나, 심지어는 아버지의 부음을 아들에게 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신 걸세. 재산을 물려 받은

하인은 기쁨에 넘쳐 자네에게 그 사실을 확인시켜서, 결국 고스란히 재산이 자네에게

돌아갈 것을 알고 계셨던 거네."

 

"아직도 전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젊은 사람이라 아직 지혜가 미치지 못하는군. 하인의 재산은 모두 주인에게 

속한다는 것을 자네는 모르는가? 자네의 아버지는 자네가 원하는 것 중 한가지만은

자네에게 물려주신다고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그러니 자네는 그 하인을 선택하면 되는 걸세. 이 얼마나 현명하고 애정이 넘치는

생각이셨는가 말일세."

 

"그제야 젊은 아들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깨닫고 스승의 말대로 한 다음 하인을

해방시켜 주었습니다. 그후로 젊은 아들은 늘 이렇게 말합니다.

"역시 나이 많은 사람의 지혜는 당해 내지 못해."

ㅡ탈무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