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ㅡ보리밭과 종달새
종달새 어미와 새끼가 밀밭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농부가 "보리가 참 잘 익었구나.
내일은 이웃 사람들을 불러 보리를 베어야겠구나."
새끼들이 어미에게 농부의 이야기를 하자
어미 종달새는 아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다음 날 농부는 또 다시 아들을 데리고 밭으로 나왔습니다.
"보리는 자꾸 익어가는데 이웃만 믿고 있다가는 안 되겠구나.
내일은 친구들을 불러서 베어야겠구나."
어미 종달새는 새끼들에게 아직은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그런지 다시 열흘이 지나
농부는 역시 아들과 함께 보리밭으로 나와 걱정스럽게 말합니다.
"내일은 우리끼리라도 보리를 거둬들여야겠다.
남을 믿다가는 보리를 아주 베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새끼 종달새들이 어미 종달새에게 이 말을 전하자
"이젠 정말 떠나야겠구나.
남을 믿지 않고 자신이 직접 일을 하려는 걸 보니
틀림없이 보리를 벨 모양이다"
남에게 의뢰해서는 일이 안된다는 고대 희랍의 교훈이 담긴 이야기지만
이 교훈에서 다른 의미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곡식이나 채소, 과일을 수확할 수 있게 된 연후에도
이처럼 한 달 남짓 둬둔다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우리 한국에서는 적기를 조금만 놓쳐도 태풍이 불고 장마가 지며,
잡초가 자라고, 가뭄에 홍수가 지며, 서리, 눈이 내려 농사를 망쳐버립니다.
연중 급변하는 기후에 맞추어 허겁지겁 서둘지 않으면 폐농이나 감수를
면할 길 없었습니다.
우리 한국사람이 매사에 기다리지 못하고 허겁지겁 서둘고, 서두르는 것을
장땡으로 생각하는 성품이 농사에서 비롯된 성품이라고 합니다.
서둘러 가는 걸음걸이를 조사해봤더니, 분당 평균 보행수가 유럽사람보다
15행보가 많다고 합니다.
점심에 후루륵 들이켜 먹는 짜장면은 5분도 길다고 합니다.
저녁밥도 서양인들은 2~3시간 동안 여유롭게 식사하는데,
한국사람은 15분이면 숭늉을 찾았습니다.
사랑도 고백하기 바쁘게 손목을 잡으려 듭니다.
이도령이 그네 뛰는 춘양이에게 혹한 것은 춘삼월 어느날의 오후인데,
그 몇 시간 후인 그날밤 춘향이집 별당에서 춘향을 등에 업고 사랑가를 부릅니다.
사랑도 번갯불에 콩구어먹듯 빠르게 해치웁니다.
이 한국인의 빨리빨리 심성이 산업현장에 투사되어 산업재해의 일등국이 되고,
1991년 교통사고 최다 사망자로 교통사고 일등국이었습니다.
지금 현재는 노인보행자 교통 사망율이 다른나라 보다 1위입니다.
횡단보도의 그 몇 분을 기다리지 못하고, 노인걸음으로 자동차길을 위험하게 건너는 노인들!
밤거리에 비틀거리는 술주정꾼 많았던 것도
한국적 밤풍경의 특징인데 단위시간에 알콜주입농도가
주거니 받거니 쫓기듯 서둘러 마십니다.
빨리 빨리 신경쓴 덕분에 집으로 향하는 운전대는, 긴장과 힘이 사라지고
졸음운전에, 음주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
빨리 빨리~죽음을 자초하는 부나비 인생을 살고 있지 않는가요?
농사는 서둘러야 하지만, 이제는 농사에 몫매는 시간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빨리빨리 서둘러서 선진국 진입은 수월했지만,
서둘러 지은 건물이 유럽처럼 몇백년을 지탱하는 건물로 남을지 의문입니다.
이제는 천천히 느긋하게 주위를 돌아보면서 여유로운마음으로 바꿔질
시간도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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