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부터 영국에서는 중간계급 여성의 도벽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됩니다.
이들은 단순한 절도범이 아닌 도벽광! 즉 <클렙토매니아>(kleptomania)로 불렸습니다.
1816년 의학계에서 최초로 언급된 이래 곧 이론적 토대를 갖추어가며 법정에서
도벽의 변론에 적극 이용되었죠.
중간계급 여성 도벽은 주로 새롭게 등장한 소비의 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엠포리엄, 바자, 백화점과 같은 새로운 쇼핑공간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사회적 불안감과 혼란을 불러 일으킵니다.
중간계급 여성의 도벽라는 현상에 대처할 새로운 문제를 사회적으로 요구하게 됩니다.
그것은 전문의학, 특히 정신병리학과 형법체계의 결합으로, 도벽광이란 새로운 단어가
생기게 됩니다.
오늘날 도벽광은 의학계에서 낡은 개념으로 치부되지만,
<절도강박증>은 여전히 월경전증후군 등과 연관된 것으로 회자되며,
여성의 생물학적 특질이라는 프레임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생리기간증후군으로 인하여 충동 조절 장애로 인한 도벽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법에서는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도벽의 원인이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매우 심각하여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절도범행은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례에 판시하고 있습니다.
<코린 윌슨>은 그의 <성의 충동>에 이 '클렙토메니아'의 실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의 살인소년 <윌리엄 하이렌즈>는 열두 살 무렵부터 여성의 속옷을 훔치는
일에 성적인 흥분을 느끼기 시작,
열세 살에 상습절도로 전락하고 있는데, 위험을 범할 때의 스릴 ㅡ,
들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 ㅡ이같은 심리적 맥락이 있습니다.
이 소년은 자기방에 300점의 팬티, 콜세트, 슈미트, 양말이 수집돼 있었다고 합니다.
이 병적인 도벽이 심해지면 이성의 육체에서, 신체의 일부를 강탈하여 수집하는
변태로 발전하는데 이를 '콜렉트메이니어'라고 합니다.
어느 한 백화점의 집계에 의하면 여성들의 도벽이 연간 10% 내외의
상승추세에 있다고 합니다.적발된 경우만 보아도 83% 이상이 중상류급의
생활수준이요, 또 훔친 물건이 값비싸거나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 부인들의 도벽 증가와 오늘날 사회심리와 어떤 연관관계는 없는 것일까요?
“할머니(69), 왜 하필 필요도 없는 면도날을 훔치셨어요?”
경찰이 묻자 박씨는 “저도 모르겠어요.
순간적으로 나쁜 마음이 들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상계동 모 대형매장에서 면도날을 훔치다 잡혔습니다.
11만8300원어치를 손수레 바닥에 깔고서 계산대를 몰래 빠져나가려 했습니다.
매장이 혼잡한 틈을 노렸지만 점원에게 들켰다.
박씨는 서울시내 한 부촌에 10억원대 아파트를 자기 명의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박씨에게 남긴 재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경찰서에 잡혀 온 박씨는 금장 시계와 사파이어 반지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장식품 가격은 훔친 물건에 비할 바가 아니었죠.
잠시 후 박씨의 딸이 경찰서에 찾아와 의사 진단서를 내밀었습니다.
병명은 ‘병적 도벽(절도광)’이었습니다.
한 대학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에는 우울증, 피해의식, 판단력장애 같은
정신질환명이 함께 기록돼 있었습니다.
이런 증상이 병적 도벽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의사 소견이 덧붙여졌습니다.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클렙토매니아들은 우울증, 불안, 성격장애 등 각종
정신장애를 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절도 행위를 성취감을 느끼는 수단으로 삼는다”고 말합니다.
생계와 상관없고 자신에게 필요도 없는 물건을 충동적으로 훔치는 성향!
이들은 평소 주변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정서적으로 소외돼 있어,
관심을 끌기 위해 범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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