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어떤 백화점에서 옷을 한 벌 사게 됩니다.
입어 보니 매장에서 보이지 않던 흠이 보였던 것입니다.
염색은 바래고 셔츠의 깃에 때가 묻어 있었습니다.
옷을 가지고 매장으로 갔을 때 마침 자신에게 판매한 점원이 있어서 사정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점원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 옷을 지금까지 몇 천 벌을 팔았습니다만, 다시 가지고 온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이 점원의 말과 말투는 "거짓말 마, 내가 당신같은 인간에게 속아 넘어갈 줄 알아?"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다른 점원이 시비 도중에 끼어들어서 하는 말은 또 이랬습니다.
"싼 것이 다 그렇지요. 염료가 나빠서 그럴 겁니다. 손님이 이해하셔야죠."
그 고객은 그때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의 점원은 나를 의심했고, 두 번째 점원은 내가 마치
형편없는 싸구려 물건을 산 것처럼 말했습니다. 화가 잔뜩 나서 옷을 내동댕이치려고 하는
데 마침 지배인이 왔습니다."
그는 지배인답게 나를 달랬습니다. 나는 곧 만족스러울 수 있었습니다.
그는 고객의 이야기를 끝까지 말없이 들어주었습니다.
고객의 이야기가 끝나자 항의하려는 점원들을 만류하고 같은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과 시비를 가려주었습니다.
깃의 때 묻은 곳은 분명히 옷의 색깔이 변색되어 그렇다고 지적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없는 그러한 물건은 앞으로 절대로 팔아서는 안 된다고
타일렀습니다.
그 옷의 결함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자기의 잘못을 솔직하게 사과하고,
"이 옷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고객은 지배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 생각엔 변색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입니까?,
그렇지 않다면 더 심해지겠습니까?"
지배인은 일주일만 더 입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만약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해주십시요. 맘에 드는 것과 바꿔 드리겠습니다.
폐를 끼쳐 뭐라고 사과드릴 말이 없습니다."
고객은 마음이 개운해져서 집으로 간 후 일주일 후, 옷 색깔은 변하지 않았고,
그 백화점에 대한 신뢰도 원상태로 회복됩니다.
이 지배인은 책임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점원들은 한평생 점원으로 끝날지도,
아니면 고객을 상대하지 않는 다른 일로 배치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성미를 돋우어서 일을 크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참을성 있게 상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상대가 아무리 독을 품어도 조용히
끝까지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부분 유순해지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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