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프랑스 축구선수 지단의 <박치기 사건>
2006년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와 이탈리아 경기 중 축구사에 남을 기이한 장면이 벌어졌다. 연장 후반,자기 골문으로 걸어가던 주장 지단이 갑자기180도 방향을 바꾸어 뒤에 오던 이탈리아 수비수 마테라치를 박치기로 한방에 쓰러뜨린 것
지단은 퇴장당했고, 프랑스는 결국 이탈리아에게 패했다.
왜 지단은 그 중요한 순간에 격투기 선수로 변했을까?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마테라치가 알제리 출신 지단과 그의 여동생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며 지단의 기분을 긁었다고한다. 이 심리전에 말려든 지단이 폭발한 것이다.
프랑스 국기를 가슴에 단 국가대표팀 주장에서 순식간에 한 여동생의 오빠로 돌변한 것이다
지단 때문에 경기에 졌다고 단정을 못하지만, 연장전에서의 그의 퇴장이 노장 프랑스팀에 치명적인 전력손실을 준 것은 분명하다. 그것도 월드컵에서...
이 대목에서 문화의 차이가 등장한다. 프랑스는 이 사건 이후 지단을 영웅으로 대접했다고 한다
그의 박치기 장면을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 퐁피두 박물관앞에 세워 놓았다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 선수들과 만찬 자리에서 시라크 대통령은 지단에게 "당신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 그래서 프랑스가 당신을 사랑하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러분이 프랑스인 이었다면 어떤 평가를 했을까.
행복 연구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국가가 한국과 일본이다
높은 경제 수준에 비해 이상한 정도로 행복도는 낮기 때문이다.
경제 수준이 훨씬 떨어지는 중남미 국가들(멕시코,콜롬비아. 브라질)보다 한국과 일본의 행복감이 낮다는 것이다
경제 수준만으로 국가의 행복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과 일본과 다른 아시아의 신흥 경제국들도 행복부진 그룹에 포함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소득 수준의 싱가폴은 갤럽에서 조사한 150여 개국 비교 자료에서 가장 정서가 메마른 국가 중 하나로 나타났다
2.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차이-심리적 자유감의 박탈
개인과 그가 속한 집단과의 상호관계를 어떻게 보느냐가 핵심이다
가령 나는 A와 결혼하고 싶은데, 부모님의 선택은 B일때, 주말에 그냥 찜질방에서 계란 까먹으며 쉬고 싶은데, 부장님에게 북한산 입구로 집결하라는 문자를 받을 때. 오 마이 갓
이처럼 개인과 집단의 뜻이 정면충돌할때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의 핵심적인 차이다
개인의 뜻대로 선택하고 표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높은 것이다. 가령 미국이나 프랑스같은 서구 유럽
한편 집단에 개인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는 사람은 철없고 이기적이라는 것..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것이다. 그러면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특성은 "개인주의"라는 것이다.
소득수준이 높은 북미나 유럽 국가들의 행복감이 높은 이유도, 사실은 돈 때문이 아니라 유복한 국가에서 피어나는 개인주의적 문화 덕분이라는 것. 그래서 개인주의적 성향을 통계적으로 제거하면, 국가 소득과 행복의 관계가 거의 소멸된다.
즉 개인주의는 국가의 경제수준과 행복을 이어주는 일종의 <접착제>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이 개인주의가 부족한 사회는 경제적 발전을 이룩해도 거기에 상응하는 행복감이 뒤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심리적 자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행복 성취를 불리하게 만드는 점이다
심리적 자유감이 무엇일까?
그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인생을 내마음대로 사는 것이다.
개인주의 국가들이 높은 행복을 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집단의 응집력과 통일성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이 부분은 뒺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때 소풍전 날 선생님께서 강조하시던 말씀..."내일 소풍가서 즐겁게 놀도록,단 개인행동은 하지 말것"
어린 마음에도 뭔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3. 행복은 나를 세상에 증명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잣대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도 없고, 누구와 우위를 매길 수도 없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 행복이다
올림픽 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이 기자 회견을 할때 흔히 덧붙이는 말이 있다."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혹은 연예인들이 결혼 발표를 할 때도 비슷한 말을 한다. "예쁘게 잘 살테니 지켜봐 달라고"...한국사람이라면 이전형적인 멘트에 담긴 정서를 전적으로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뭔가 순서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운동을 하고,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나를 위해서 운동도 결혼도 하는 것이다. "물론이지" 동의하면서도 우리는 늘 나를 지켜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나의 경험을 어떤방식으로든 보여주고 싶어 하고, 그들로부터 좋다는 승인을 받아야 속이 개운해진다
파스타를 먹기 전에. 록키 산맥의 장관 앞에서 우리가 꼭 치르는 의식이 있다. 바로 사진 찍기. 이렇게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내 영혼의 내용물보다 그것을 감싸고 있는 얼굴형과 콧대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나! 라는 존재에 타인의 존재감이 너무도 큰 것이다
이렇듯 과도한 타인 의식은 개인주의 행복감에 피해를 준다.
행복의 중요 요인 하나는 내 삶의 주인이 타인이 아닌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을 의식하는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과도한 스트레스다. 인간의 뇌는 철저히 사회적인 뇌라고 했다..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 관심과 주의가 자동적으로 집중되고, 집중하는 만큼 피로와 불안도 쉽게 온다
4.독일 트리어 대학 심리학자들이 개발한 '트리어 처치법'이라 불리는 <불안조성절차>
피시험자에게 당신은 1분뒤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될 것이고, 그들은 당신의 발표능력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은 피험자들은 갑자기 불안해지고, 심장박동수도 급상승한다, 과도하게 남을 의식하며 산다는 것은 일평생 이 무시 무시한 트리어 처치를 받으며 사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 위에서 자신을 평가한다는 시선이 느껴지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더 긴장하고 위축하게 된다.
알베르 카뮈가 남긴 말이 있다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라"
타인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면 내행복 마저도 왠지 남들로부터 인정받아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행복의 본질이 뒤바뀌는 것이다.
스스로 경험하는 것에서 남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왜곡된다.
이 과정에서 또하나 과도한 물질주의적 가치, 저 사람 "행복할 만하다"라는말을 듣기 위해서는 우선 남들이 볼 수있는 구체적 증거들이 필요하다
결혼식은 어떤 특급 호텔에서 했는지, 와인은 얼마짜리인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이런 행복의 외형적인 증거물을 전시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해진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물질적 풍요다"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하루 세끼조차 보장되지 않는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한국인이 돈을 더 중시한다. 이것은 경제상태가 아닌 어떤 문화적 가치가 개입되었단 뜻이다.
남이 볼 수 있는 화려한 겉옷을 인생에 덧입혀야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관련 있을 것이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 보다. 내 눈에 보이는 세상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인생의 주도권은 자기가 쥐고 사는 것이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다.
사람에게 행복은 절대 조건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남을 '위해'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각자가 가진 독특한 꿈 가치와 이상을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하며 이해 하는 것. 이것이 사람과 '함께' 사는 모습이다.
그래야 사람의 가장 단맛을 서로 느끼며 살 수 있다
누구 떡이 더 큰지 비교하며 사는 생활에는 자신에 대한 행복이 아니라, 남의 시선을 위한 자신의 역할만이 있을 뿐이다.
자신은 없고 타인의 눈만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에 행복은 없다는 것이다.
<출처>서인국의 행복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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