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ㅡ벌거벗은 임금님

 

마음씨가 매우 착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배에 많은 물건을 실어 하인에게 주면서

어디든지 좋은 곳을 찾아가 행복하게 살라면서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 주었습니다.

 

하인의 배는 넓은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얼마쯤 가서 배는 폭풍을 만나 침몰되고 말았죠.

그 노예는 배에 실었던 물건들을 다 잃고 몸뚱이 하나만 간신히

빠져나와 가까스로 가까운 섬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잃고 몹시 슬픔에 잠겨 있었죠.

 

섬 안으로 얼마를 걸어 들어가니 큰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는 옷조차 입지 않은 알몸뚱이였어요.

그런데도 마을에 이르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환호성을 지르며 그를 맞아 들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왕으로 받들어 모시게 된 것입니다.

 

 

그는 호화스런 궁전에 살게 되면서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어요.

아무래도 영문을 알 수가 없어 한 사나이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맨몸으로 도착한 나를 갑자기 왕으로 받들어 주다니,

어찌된 영문인가?

 

"우리들은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닙니다

우리들은 영혼이랍니다. 그래서 해마다 한 번씩

살아 있는 인간이 이 섬으로 와서 우리들의 왕이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심하셔야 합니다.

임금님께서는 일년이 지나면, 이 섬에서 추방되어

생물도 없고, 먹을 곳도 없는 섬으로 혼자 가셔야 할 테니까요"

 

왕이 된 노예는 그에게 감사했습니다.

"정말 고맙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일년 후를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군."

그런 다음에 그는 사막과도 같은 이웃 죽음의 섬으로 가서 꽃도 심고 과일나무도 심어

일년 후에 사태에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년이 지나자 그는 그 행복한 섬에서 추방되었죠.

이제까지 호화스런 생활을 하던 왕이었는데도

그는 이 섬에 왔을 때와 똑같은 알몸뚱이로 죽음의 섬을 향해 떠나야 했습니다.

 

사막처럼 황폐하던 죽음의 섬에 도착하여 보니,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린 아름다운 고장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또 일찍이 그 섬으로 추방되어 온 사람들도 그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죠.

이리하여 그는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의 착한 부자는 신(하느님)이고,

노예는 인간이며,

그가 표류하다가 상륙한 섬은 이 세상이며,

그 섬의 주민들은 인류요,

일년 후에 추방되어 간 섬은 사후세계요

거기에 있는 꽃과 과일은 선행이었다고 합니다.

 

노예는 비록 추방될 것이 뻔했지만, 그에겐 희망이 있었어요.

자기가 갈 곳을 미리 살 만한 터전으로 가꾸어 두었기 때문이에요.

모든 사람은 언젠가 세상을 떠나요.

선행을 쌓아두지 못한 사람에겐 희망도 없다는 교훈입니다.

ㅡ탈무드